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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일의 썸머 Nov 13. 2019

'나'를 위한 위로이자 모험, 중국 도시 여행 D-2

50일 중국여행의 기록


대륙의 객잔 ep8

'나'를 위한 위로이자 모험, 중국 도시 여행


중국 여행동안 방문 예정인 도시




'나'를 위한 위로이자 모험의 시작


앞서, 이번 중국여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중의 하나로, 중국 고대병법서인 '삼십육계'의 계책 중의 하나인 주위상走爲上을 써보기로 했다고 얘기한 바 있다. 예상치못한 때 이른 퇴직과 그와 더불어 결심하게 된, 중국 도시 여행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고,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할 날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많은 날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의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느낀 것은,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질 때, 다가오지 않을 날들을 조바심내며 재촉하지 않아도 그것이 끝나는 날은 반드시 온 다는 것이다. 지옥같이 느껴지는 회사생활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얼른 빨리 비행기에 몸을 실어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10kg가 넘는 배낭을 매고 여행을 해보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지금의 시간이 빨리 끝나서, 앞으로 계획한 날이 내게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은 많이 하지 않게 되었고, 새로운 일을 직면할 때 느껴지는 기대감에 마음이 크게 들뜨지도 않는다. 지금의 견디기 힘든 시간이 있더라도, 하루하루를 해야하는 일들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새 나는 언제나 새로운 출발점 앞에 서 있었으니까. 그냥 하루하루를 덤덤하게 살아가는 것, 그렇게 덤덤해지는 마음이 생기기까지는 지리멸렬한 시간들을 견뎌내야만 했지만,  시간들을 지나온 지금의 나는, 조금은 성장했음을 느낀다.


직면한 현실에 답답해지고, 마땅한 답을 찾지못하여 방황이 계속되어질 때, 나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삼십육계 줄행랑'의 방법으로. 당장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한발짝 후퇴하였다가, 전력을 보강하여 다시 싸움에 임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방한 병법 중의 하나를 사용하기로 해본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여행에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서 더 힘차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본질적으로는 '나'를 위한 위로가 될 것이며,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모험이 될 것이다. 내 자신을 위한 위로이자 모험이 이제 바로 이틀후면 시작이 되는 것이다.




'중국 여행'을 대하는 태도


이번 여행지가 단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 여행'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했을 뿐이지만, 여행을 대하는 태도는 목적지가 어디이든지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15여년 전쯤에 처음 해본 중국 여행에서 받았던 문화적 충격을 생각하자면, 그것이 비록 오래전에 일이긴 하지만, 혹시나 그때와 비슷한 충격을 또 다시 받을 수 있는 만약의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시작하기전에 마음을 한번 다잡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작년 일년을 중국 상하이에서 살았는데, 왜 또 중국으로 여행을 가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난 단지 상하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경험했을 뿐이고, 그리고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라도 그 넓은 땅에 볼 것이 너무나도 많을 것인데, 언젠가는 한번쯤은 중국의 여러도시를 여행하고 싶었고, 제한된 시간때문에 짧게 다녀갔던 도시를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도 싶었다.


'왜 또 중국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평소에 '중국'에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중국의 전반을 이해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고, 중국의 여러모습들 중에 일부분일 뿐이다. 일부분으로 전체를 이해할수는 없는 일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다른 모습들도 이 곳에서 보여주고 싶다. 물론 내가 보는 것도, 일부를 보는 것 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한 때는, '패왕별희', '마지막 황제'와 같이 중국영화에 흠뻑 매료된 적도 있었고, '사람아 아 사람아', '아큐정전', '허삼관 매혈기, '인생'과 같은 중국문학에도 흥미를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나를 매료시켰던 중국 영화와 문학들을 만들어낸 그 곳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았고, 이번 여행은 큰 도시들만 다닐 예정이지만,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중국으로 여행을 가려는 이유인 것이다.


15년전 중국여행에 받았던 문화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살아왔던 방식과 관념들이 정답이 될 수 없으니, 내가 중국을 여행할 한달동안은 제 3자의 입장이 아니라, 최대한 그곳의 방식에 동화되어 여행을 즐길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난 이방자일 뿐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발하는 눈동자로 사물을 관찰하고 기록할 예정이다.




'중국 여행'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들


베이징을 시작으로, 시안, 청두 등의 여러 도시들을 둘러보고, 작년 어학연수를 하면서 일년을 보냈던 상하이를 마지막으로 이 여행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번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목표이다. 또 언제 중국의 그 많은 도시들을 둘러볼 기회를 가지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은 마지막 여행자의 태도를 가져보고 싶다.


난징의 대표적인 서점 "Libririeavant grade"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꼭 빠뜨리지 않고 하고 싶은 것들은 그 도시를 대표하는 서점방문하기, 광장둘러보기, 유명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기, 그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 그리고 과일 먹어보기이다. 한 도시마다 대략 4일정도를 둘러볼 것이라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최대한 유용하게 써보기로 한다.


당장의 싸움에서 한발짝 물러나 일보후퇴하는 사람치고는 너무 많은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한달이라는 제한된 시간속에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는 것이, 여행에서 돌아온 나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가능성을 체험해보고, 여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나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을 확인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번 여행을 통해 얻고 싶은 것들이다.



http://instagram.com/jihe.seoul

https://www.youtube.com/channel/UCjCGxQA14F7HfZvCDQaAiW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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