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백일의 썸머 Jan 06. 2020

1.[베이징,北京] 서점과 스타벅스

50일 중국여행의 기록_베이징


대륙의 객잔 ep10

베이징의 아름다운 서점 그리고 스타벅스 컨셉스토어


베이징의 아름다운 서점 '모방서점'




이번 여행에서는 중국의 큰 도시들을 여행하는 만큼 여력이 된다면, 해당 도시의 유명한 서점을 방문하고 싶었다. 2018년 상하이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당시에, 중국의 문화수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세련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중국의 서점들이 궁금해졌다.


어느 지역을 가든 그 지역의 서점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혹은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보면 그 지역의 문화수준의 정도를 가늠하기 좋은 곳이 바로 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이 도시 여행인만큼 서점을 통해, 그 도시를 들여다보고 싶기도 했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인만큼 방문할 가치들이 있는 서점이 있을 것이라 짐작을 했고, 여러 서점들 가운데 여러군데 지점을 가지고 있는 모방서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중국을 여행하면서, 그리고 2018년 중국 상하이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중국 젊은이들에게서 보여지는 아주 큰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유명한 장소에서 그 장소와 어울리는 아주 그럴듯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서 SNS 등에 올리는 것으로, 이것은 아주 보편적인 문화처럼 보였다.


이 곳 역시 예외는 아니였다.


그래서 중국의 어떤 유명한 장소를 가던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브이자를 그리는 등의 사진을 찍는 정석의 포즈는 찾기 어렵다. 덧붙여 또 한가지, 이렇게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하여, 방문한 장소의 목적은 오직 사진을 찍는 것으로만 보여질 때도 있어서 이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모방서점 模范书局 诗空间 

위치 : 佟麟阁路85号中华圣公会教堂旧址


'모방서점'을 방문했던 때는 해가 지고, 어둑해질 무렵이였다. 중국에서는 언제나 바이두맵을 이용해서, 목적지로 이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문명이 가져다주는 여행의 혜택이다. 혼자 여행을 해도, 누군가에게 의지할 필요도 없고, 타국에서 미아가 될 걱정을 할 필요도 전혀없다. 핸드폰과 인터넷이 있다면 어디든 손쉽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지도에는 목적지에 다왔다고 했는데도, 목적지 주변에서 서성일 때가 있다. 그럴때면 2여년동안 공부했던 중국어를 사용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여기가 모방서점이 맞나요?

경비를 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분에게 한마디 질문을 건넨다. 그렇게 건넨 한마디는 내 어눌한 중국어 때문에, 너 어디서 왔니?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그럼 다시 나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라고 대답을 건넨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중국인들은 외국사람들에게 호의적인 태도로 대한다. 한국인인 나도 중국을 여행하면서 그들의 호의적인 태도에 고마움을 느낄 때도 많았다.

나는 한국사람이야

라고 내 국적을 밝히는 순간, 그들에게서는 경계가 풀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경계가 풀어진 사람사이의 관계는 짧은 시간일지라도 기분좋은 시간을 만들어낸다. 예상하지 못한 기분좋은 시간을 만난다는 것이, 바로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이 분 역시, 내가 한국에서 온 여행자라는 것을 듣고는 질문에 친철하게 답을 해주시니, 기분좋은 마음으로 서점을 둘러볼 수 있었다.



'모방서점'은 1907년에 세워진 중화성공회교회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문을 연 서점으로, 모방서점의 네번째 지점이라고 한다. 100년도 넘은 아름다운 교회 건물을 서점으로 다시 문을 여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최대한 이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덕분인지 작고 아담한 교회건물에 문을 연 서점은, 100여년전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이 당시 교회양식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교회 중앙의 통로는 아주 넓게 비워두고 교회 양쪽으로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창가 앞으로 철조구조의 책장을 세워 책들을 진열해두었다.


책장앞으로 설치된 유리글라스에 감싸져있는 백열등과 낡은 마룻바닥, 그리고 높은 천장은 이 서점의 분위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왠만한 유명한 서점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서점과 카페가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점에 마련된 의자와 테이블은 책을 읽으러 온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커피/차를 마셔야만 허락되는 공간이다. 자리에 사람이 없다고 해서, 잠깐이라도 앉아있으면 조금후에 서점직원이 커피/차의 주문없이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일어나달라고 얘기를 한다.


물론 모든 서점에 다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지만, 내가 방문한 중국의 서점은 대부분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모방서점의 카페는 비주얼부터 뭔가 클라스가 다르게 느껴지는 위압감이 있다. 이 곳에서 커피/차를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이 공간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차를 음미하며 100여년 전의 시간을 천천히 느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듯 했다.


많은 책을 읽는 독서가는 절대 아니지만, 서점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나를 가슴뛰게 만든다. 나로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지성의 힘안에 들어와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 역시 저 넓은 지성의 무대의 한 가운데 들어갈 수 있다는 환상이, 서점을 방문할 때면 언제나 나를 관통하여 기분좋게 만든다. 그런데 이 곳은 100여년의 역사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이다.


모방서점은 주로 시, 예술서적을 다루고 있다고 하니, 이 곳의 분위기와 아주 적절하게 어울리는 책 선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에서 만나는 종교적인 공간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중국에서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등의 사상이 절대적이며, 종교 역시 예외가 아니라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다. 그래서 중국의 사찰 등을 비롯한 종교시설에 가면 꼭 중국 국기는 빠짐없이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고 있다 할지라도, 종교가 주는 힘과 분위기가 '모방서점'이 아름다운 서점으로 불려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스타벅스 컨셉스토어

위치 : 前门大街1-1号


한국에서도 스타벅스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고, 그리고 또 충분히 이용했음에도 불고하고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는 중국에서도 내 발길을 이끌었다. 그것은 바로 컨셉스토어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타벅스를 만날 수 있는 빈도가 아주 높아서, 어딜가나 스탁벅스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데, 베이징의 전문前门을 가면 발길을 불러모으는 외관의 스타벅스를 만날 수 있다. 중국과 스타벅스는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낼까? 그것도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스타벅스 말이다.




차를 좋아하는 민족의 스타벅스답게 차를 이용한 메뉴가 눈에 띈다.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는, 11월 중순이라 제법 날씨가 쌀쌀해서 언제나 불변하지 않은 나의 메뉴인 라떼, 따뜻한 것으로 주문했다.


여기에서 덧붙이자면, 한국에서는 얼음이 들어간 음료를 시킬 때는, 얼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얼음을 조금 덜 넣어달라는 부탁을 꼭 한다. 그렇게 조금 넣어달라는 부탁을 했음에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얼음이 항상 잔에 채워져있어서, 직접 얼음을 빼는 예민한 짓을 할때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음료를 마실 때는 얼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염려를 할 필요가 전혀없다. 중국 사람들은 찬 음료를 무척이나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음료는 따뜻해야한다는 관념이 있는데, 차가운 음료를 시키더라도 얼음 하나 없이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얼음이 들어간 것과 같이 차가울 수는 없어서 얼음없는 차가운 음료에 대한 기대에 실망할 수도 있다.


또 덧붙이고 싶은 한 가지는, 우리나라에서 tall size는 중국에서는 '중中‘, grande size는 중국에서는 '대大'로 대별되고 있는데, 사이즈를 정확히 말하지 않고 음료를 시키면,

그래서 '대大' size로 주면되지?

유도심문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종종 받는다. 사이즈를 정확히 말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이 '중'인지 아니면 '대'인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대'를 주면 되냐는 질문을 고객의 선택을 더 비싼 가격으로 유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민감한 것일까?




1층에도 자리가 있지만, 2층에는 더 넓은 곳에 앉을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중국풍의 엔틱한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창가쪽 벽면에는 가스등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이 곳이 어떤 식으로 꾸며진 컨셉스토어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베이징의 전문前门은 베이징에 온다면 꼭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 중에 한 곳인데, 이 곳 2층에서는 큰 창문을 통해서 전문의 전경도 볼 수 있는 혜택도 얻을 수 있다.


바로 근처에는 베이징을 대표하는 또 다른 서점인 Page One과 Muji Hotel이 있는데, 이 곳에 가면 전문의 전경을 다른 각도로 확인할 수 있으니, 방문해도 좋을 듯 하다.


Page One에서 바라본 전경


전문前门에 위치한 무지호텔 roof top에서 바라본 전경



http://instagram.com/jihe.seoul

https://www.youtube.com/channel/UCjCGxQA14F7HfZvCDQaAiWQ


매거진의 이전글 1.[베이징,北京] 여행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