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국인 방콕여행 필수코스

by 깐나


제목은 방콕 여행이라고 했는데 그전에 쓴 글에 방콕 내용은 한자도 아직 안 적은거 같다. 이제 본격 시작




83층인가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에전엔 여기가 제일 인기많은 전망대였는데, 약간 우리나라 63빌딩 롤을 맡고있다.



방콕은 전에 없이 화려해지고 있다. 왓아룬의 화려함 쪽이 아닌, 도심의 화려함으로. 최근에 갔던 여행들은 다 휴양이 아닌 시티 관광 위주였다. 한참 노는 무리에 있었던 언니가 방콕 여행을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그 언니는 예쁘고 당당하고 화려한 사람이었으니까 따라갔더라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든다.

이름도 특별한 나나언니 잘 지내? 언니는 어떤 여행을 했었어? 어디에 갔었어? 아마 매일 루프탑에서 칵테일을 마시면서 저녁은 클럽으로 마무리 했겠지. 나는 이번에 그런 여행은 하지 못했어.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래도 루프탑에서 칵테일은 마셨어. 그 때의 나보다 많이 성장했는데 연락처도 없어졌지만 나중에 지금은 없어져버린 강남역 엔젤리너스에 또 모여서 실없는 소리나 하며 웃고 싶어.


잠깐 지나간 시절인연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비행기를 탔다. 연착이 간만에 안 돼서 너무 좋았다. 아니 출발지연같은 소릴 할 때가 아니라 원래 탑승 시간보다 30분은 빨리 비행기를 타야했다. 탑승장으로 뛰어가는 저 사람들이 우리랑 같은 비행기는 아니겠지~ 저 사람들도 참 미리미리 다니지~ 하며 A랑 꺄르르 웃었는데 같은 비행기였다. 같이 뛰었다. 내 뒤에 사람들도 뛰었다. 몰랐다. 태국 비행기는 출발 전 30분 전까지 미리 가서 짐도 한 번 체크하고 들어가야 하는 거였나 보다. 어리버리 타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는 현대사회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눈치를 기르는 것도 필수 교양이다.




마음속으로는 어디에 가서 언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구도로 사진 찍을지를 다 구상해놨다. 친구라는 자동 카메라 삼각대가 잘 성능을 해줘야 할 텐데. 여행 시 동선이 중요한 나지만 이번엔 1박에 10만원으로 극적타협한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예약한 숙소가 관광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아쉬웠지만서도, 도착하자마자 숙소의 크기나 뷰, 웰컴 쿠키 등 이것저것에 만족을 한 뒤 바로 밥을 먹으러 나간다.

그곳 또한 한국인들이 다 가는 맛집이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가능한 T멤버십 할인도 된다. 여기가 지금 한국인지 방콕인지? 약간 어눌하게 한국어를 하는 태국인 직원에게 리스펙을 날리며 태국음식점에 갈때마다 주문하는 팟타이와 푸팟퐁커리, 그리고 땡모반을 시켰다. 오랜 비행에 지친 것인지 팟타이를 쓸어 먹는 친구를 가재미 눈으로 잠시 쏘아보고, 이따 빙수를 맛있게 먹을 계획을 또 짜본다. 내 뱃속 포션까지 나눠서 계산하고 사는데 어찌 두통이 안 올 수가 있을까.


우리가 시킨 땡모반, 팟타이, 푸팟퐁 커리


매번 여행 준비하면서 아쉽다고 느끼는 점이지만, 한국어로 검색하다 보니 어차피 한국인들이 가는 곳밖에 안 나오고, 그 후기를 보고 간 블로거들이 또 거기 후기만 올리다 보니 검색으로 괜찮은 로컬맛집은 찾기가 어렵다. 어딘가에서 봤는데 인터넷 상에 있는 자료의 95% 이상이 영어로 되어있다고 한다. 한국어 자료는 0.5%나 될까? 그렇다면 구글에서 영어로 검색을 하면 되지 않을까? 아쉽게도 어학연수를 놀면서 다녀온 실력으로는 그리 녹록치 않은 선택이다.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한국인들이 가는 한국택스가 붙은, 로컬보다는 비싼 음식점 비싼 카페를 가서 태국의 정취를 맘껏 느꼈다.


그래도 초등학교 2학년 때 인터넷 정보검색사 3급을 취득한 실력으로 젊은이들이 좋아할 법한 최근에 막 유명해진 루프탑바를 찾아냈다. 사람 많은 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웨이팅이나 내가 원하는 자리에 착석하지 못하는 것은 또 싫어하기에 핫플은 평일로 계획해서 갔다.



그 전에 룸피니 공원을 잠깐 걸었다. 사람들의 건강한 기운이 흘러넘쳤다. 여기서 러닝하는 사람들은 최소 체지방률 17프로 이하일 거 같았다. 철봉하고 있는 여성분들 배에 복근이 선명했다. 내 몸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쉽게도 도마뱀은 보지 못했다.


이게 그 유행하는 팡차 빙수. 사실 다른 망고빙수를 먹으려다가 찾기 귀찮아서 선택. 맛은.. 그냥 그저그래.

빙수(4만원이라니, 망고가 올라간 것도 아닌데 미슐랭이라니 한 번 믿어보고 시켜봤다)를 먹으러 간 백화점몰 거의 끝층에 위치한 수영장과 테라스가 공존하는 시티뷰 바였는데, 평일이라 내가 앉고 싶은 자리에 미니멈 차지도 없는 상태였고, 웨이팅도 없었다. 계획대로.


마음에 드는 자리에 황홀한 뷰 그리고 무알콜 칵테일

목테일을 마셨는데도(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 유알콜인 것 마냥 친구와 같이 눈이 풀려서 반쯤 맛간 채로 소파 좌석에 앉아서 시티뷰와 핫한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는 언니들을 보며 “아 우리도 수영복 좀 가져올 걸~” 하며 너스레를 떨며 여유를 즐겼다.

방콕여행하면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조금은 무서운 밤문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 첫날은 이렇게 나름 술 한방울 없이 건전하게 지나가고 물론 다음날 불건전하게 놀았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첫날은 거의 유치원 수준의 깨끗한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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