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기다림에 불안한 청년에게, 무엇보다 나에게.

by 감자부침


이 세상에 완벽함이란 없다. 다만 만족함이 있을 뿐이다. 기준선을 통과한 만족일 수도 있고, 에라 모르겠다 싶은 포기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완벽은 없다.


나는 프로야구를 열심히 본다. 프로의 세계는 차가워서 정규 시즌에 선발로 나올 수 있는 1군 선수와, 그들의 부상과 부진을 대신할 백업선수, 퓨처스 리그에서 뛰는 2군과 3군이 있다. 어느 구단은 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몇백억을 썼다는데, 대다수는 방출되지 않기 위해 뭐라도 보여주려 한다. 그들의 몸부림에 더 눈길이 간다. 그래서 백업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시작하고, 기어코 선발출장에 나서면 기분이 배로 좋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수의 성공담이다. 유망주로 손꼽히던 선수가 막상 프로에 지명된 이후에는 이른바 '미완의 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은퇴를 하거나, 방출되어 제2의 인생을 살아야만 한다.


스포츠의 세계를 벗어나보자. 어딜 가나 경쟁이다. 진학에 실패하고, 취업에 허덕이고, 귀하의 우수한 역량에도 불구하고 라는 형식적인 거절에 익숙해진다. 필연적인 미완의 대기인 걸까?

글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버스펙이라는 말이 있다. 한 회사에서 인재를 찾을 때는 말 그대로 만족할 만한 인적자원이면 뽑는다. 그런데 도저히 우리 회사에 왜 오지 싶을 정도의 수준, 누군가 봤을 때는 완벽에 가까운 사람은 도리어 꺼리기도 한다. 그 사람을 보고 미완의 대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비슷한 사람 둘이 면접에 갔다. 둘 중 반드시 한 명만을 뽑아야 한다. 무형의 판단기준과 운이라는 요소가 희비를 가를 것이다. 그러므로 이 면접에서 떨어진 한 명 역시 완성되지 않은 사람이라 부를 수 없다.


우리 각자는 자신에게 맞는 자리가 있다. 완성과 미완을 저울질하기보다, 무한히 덤비고 있는 그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삶의 대부분은 숫자로 표시되는 결과를 내어주지 않고, 성과라 칭할 수 있는 것 역시 온전히 내 것이기 어렵다. 아주 잠깐씩 찾아오는 자족감의 희열을 누리기 위해 매일 몸과 마음을 움직이며 기다린다. 그러니 우리는 대기하고 있지만, 미완은 아니다.



일요일 연재
이전 18화실수인 척 옆에 있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