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될수록 잃어버리는 힘

쉰다섯 번째 이야기

by 이지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면 누가 맞는지,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정의를 말하지만 그 정의에는 대개 이해관계가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와 더 많은 논리를 찾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보가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럴 때 노자는 전혀 다른 말을 합니다.

“덕을 두텁게 품은 사람은 어린아이와 같다.”

왜 하필 아이일까요? 노자가 말한 아이는 단순히 나이가 어리고 순진한 존재가 아닙니다. 아이의 몸은 연약합니다. 뼈도 약하고 힘줄도 부드럽습니다.

그런데도 노자는 말합니다. 독충도 쏘지 않고 사나운 짐승도 덮치지 않으며 맹금도 채어가지 않는다고요.

이것은 실제 동물 이야기가 아니라 생명의 상태를 말합니다. 아이에게는 억지로 세상을 붙잡으려는 힘이 없습니다. 그는 통제하려 하지 않고 흐름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 몸은 약하지만 생명은 강합니다.

노자는 이 상태를 ‘조화(和)’라고 부릅니다. 아이에게는 이익 계산이 없습니다. 속이려는 마음도 지배하려는 욕망도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쉽게 망가지지 않습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조화를 아는 것을 상(常)이라 하고 상을 아는 것을 밝음이라 한다.”

여기서 ‘상’은 자연의 변하지 않는 리듬입니다. 그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삶. 그것이 노자가 말한 오래 사는 삶입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사람은 점점 달라집니다. 더 강해지려고 하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더 빨리 앞서가려고 합니다. 노자는 이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만물이 강하면 곧 늙는다.”

강함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억지로 세상을 붙잡으려 할수록 사람은 더 빨리 지칩니다. 그래서 노자가 보기에 진짜 힘은 부드러움입니다. 부드러움은 꺾이지 않습니다. 흐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천국은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할 줄 아는 사람에게 열립니다. 아이에게는 계산이 없습니다. 그는 부모의 품을 그냥 믿습니다.

신앙도 비슷합니다. 하나님을 이해하려 애쓰는 것보다 그분을 신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신앙은 세상을 정복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 화목해지는 일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계산적이 됩니다. 모든 것을 따져 보고 이익을 계산합니다. 그렇게 더 얻으려고, 쌓아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계산 속에서 사람은 점점 더 피곤해집니다.

반대로 아이에게는 그 피곤함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을 그대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노자는 아이를 생명의 모델로 삼았습니다. 연약하지만 조화를 잃지 않는 존재로 말입니다.


사유의 한마디

어린아이는 세상을 지배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울고 웃고 믿습니다. 그래서 오래갑니다. 진짜 강함은 세상을 붙잡는 힘이 아니라 조화를 잃지 않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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