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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딩 말고 브랜딩

Branding, rather than Trending


"어떤 비즈니스의 공간적 ‘다움’을 따라한다면 스스로의 ‘다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브랜딩의 핵심 _ ‘다움’


브랜딩에는 ‘다움’이 핵심이다. “여기 그 회사 같은데?” 라고 사람들이 말하면 브랜딩이 잘 된 것이다. 만약 어떤 비즈니스의 공간이 멋져보여 그 ‘다움’을 따라하는 기업이 있다면 같은 비용을 쓰고 스스로의 ‘다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Gentle Monstor Seoul Hongde ’SACRIFICE’ © 김주연


우리가 “거기? 뭐 비슷하지 뭐!” 라고 이야기 하는 비즈니스의 공간이 바로 그렇다. 아무리 유행하는 것이고 따라하고 싶은 인상이라도 스스로의 ‘다움’이 없다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과 마찬가지이다.1)


따라 하기의 유혹 _ ‘트렌딩’


그런데 왜 사업가들은 트렌딩을 통해 따라 하기에 유혹 되는가? 남의 ‘다움’을 따라함으로 쉽게 스스로의 ‘다움’을 얻을 수 있다라는 착각 때문이다. 흔히 전문가들조차도 브랜딩과 트렌딩을 거의 같은 것으로 여기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트렌딩’과 ‘트렌드 리서치 trend research’를 구분하지 못한 이유이다. 트렌드 리서치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 흐름을 파악하는 연구이다.2) 트렌드 리서치로 현재의 유행이나 동향, 지향성 등을 살펴봄으로 차별화된 기업의 ‘다움’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자료인 것이다.


브랜딩은_ ‘동사’


브랜딩_Branding 이란 고객의 마음속에 브랜드의 고유한 이름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 즉 브랜드의 가치를 구축하고 제어, 유지하며 확장하는 총체적 과정을 말한다. 기업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은 종착지를 두지 않는 여행과 같다.


브랜딩은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위한 과정자체이다.3) 그 과정 속에서 기업이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융합되어 고객과의 강력한 관계가 만들어 진다. 그러한 과정은 통합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최근에는 브랜딩을 통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Integrated Brand Communication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다른 부족과 혈맹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팔뚝을 칼로 긋고 상대부족과 팔뚝을 묶어 피로 ‘연합’을 맺는 것과 같이 고객과의 관계맺음이라는 의미에서 브랜딩을 블랜딩Blending이라고 말하기도 한다.4) 브랜딩을 통해 브랜드는 마켓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립하고, 충성 고객을 유치하고, 유지하게 된다.5)


브랜드는 명사이지만 브랜딩은 동사이다. ‘감정을 가진 생물’처럼 관련된 사람들 모두가 끊임없이 통합적으로 관리해 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브랜딩 _ ‘이해보다는 공감’


고객의 마음에 브랜드가 깊이 자리 잡는 것은 머리의 이해보다는 마음속의 공감이다. 이 진리는 수천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에게 한 말과도 같다. 체험은 고객이 브랜드에 보다 더 친밀하게, 감성적 확신을 갖게 하고 즐거움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만족감을 갖게 한다.6)


teamLab:LIFE © 김주연

“마음에 호소하는 것은 머리에 호소하는 것보다 강하다. 머리에 호소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마음에 호소하면 사람들을 지금 당장 움직이게 만든다.”7)


사회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브랜딩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마음에 호소’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브랜딩의 목표와 실행 방식이다. 산업시대에는 제품의 속성을 고객의 마음에 호소했고, 정보시대에는 이미지로 정체성을 호소했다면, 현재는 이야기와 ‘꿈’의 체험으로 고객의 마음과 감성에 호소하는 시대이다.


정태영 _ “브랜딩은 페르소나와 철학을 보여주는 것”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보았을 때 ‘그 회사답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대중에게 기업의 ‘브랜딩’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대카드 정태영 회장은 “브랜딩은 페르소나8) 와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기만의 단어를 찾으라 한다.


‘다움’은 기업이나 상품, 서비스가 품고 있는 가치관이나 의미를 담고 있는 특별한 매력, 공감하는 가치관이나, 의미로서 고객의 믿음과 신뢰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결국 브랜딩이란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통해 신뢰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과정이다.


브랜딩은 _ ‘선택이 아닌 필수’


브랜딩에는 ‘다움’을 구축하는 모든 방식을 포괄한다. 상품, 서비스 자체나 광고, 매장의 공간 등 기업이 만들어내는 산출물들이 고객의 뇌 속에서 긍정적인 신뢰의 인상으로 켜켜이 쌓이며 ‘다움’은 구축되는 것이다.9) 정태영 회장은 기업의 산출물은 100군데에서 많게는 300개 이상이라고 말한다.


현대카드가 브랜딩을 잘 한다는 말을 듣는 이유는 그 산출물들의 “인상관리를 위한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zation)”을 잘 하기 때문이다 한다.10) 결국 브랜딩이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브랜드 콘셉트를 관리하는 총체적 과정이다.


정태영 회장은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5%정도만이 브랜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그리고"이제 브랜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현대카드 CEO 정태영 [OVER THE RECORD] 1강. Sales vs Marketing vs Branding




<5줄 요약>

"어떤 비즈니스의 공간적 ‘다움’을 따라한다면 스스로의 ‘다움’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브랜딩에 피해야 할 유혹이 있다. 바로 트렌딩이다."

"고객의 마음에 브랜드가 깊이 자리 잡는 것은 머리의 이해보다는 마음속의 공감이다."

"머리에 호소하면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마음에 호소하면 사람들을 지금 당장 움직이게 만든다."

"브랜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1) 오연정 옮김, 미즈노 마나부 지음, "'팔다'에서 '팔리다'로", 이콘, 2018.3.30., 129-131쪽

2) 김난도 외 8인 지음, "트렌드 코리아 2019", 미래의 창, 2018.10.24., 6쪽

3) DBR, "신용카드 회사가 문 연 '라이브러리', 브랜드 스페이스를 기업의 해리티지로", 2017.9., from http://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8269

4) 권민 지음, "브랜딩", BY UNITAS BRAND, 2012.09.05., 34쪽

5) Business Dictionary ‘branding’ from http://www.businessdictionary.com/definition/branding.html

6) 이정명 옮김, 댄 힐 지음, "감각 마케팅", 비즈니스북스, 2004.8.10., 188-193쪽

7) 홍성태 지음,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샘앤파커스, 2012.7.15., 155쪽

8) 페르소나: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을 뜻한다. 브랜드의 페르소나란 브랜드의 개성, 표출되는 인간적 특성을 말한다.

9) 오연정 옮김, 미즈노 마나부 지음, "'팔다'에서 '팔리다'로", 이콘, 2018.3.30., 30쪽

10) 정태영, “1강 브랜드란 무엇인가?”, 현대카드 다이브 ‘오버 더 레코드’, from https://dive.hyundaicard.com/web/content/contentView.hdc?viewSpaceType=Y&contentId=3027&cookieDiveWeb=Y


김주연

jykim@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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