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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에서

by 짧아진 텔로미어

죽녹원


죽녹원에 부는 바람은

대나무의 골격을 닮

수직의 방향으로만 허락

비어 낸 마디디를 채우고

하늘을 향해 푸른 뼈대를 리는 바람


고도 더 단단해진 대나무

속을 가득 채우고도 공허한 나


곧게 서 있는 정연 숲은

내 영혼의 감옥 같아서

람이 불때마다

내 굽은 마음의 형량을 선고한다


언제쯤이면

형기를 마친 굽은 마디 위에

비로소 곧게 자라나는 마음을

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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