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by 짧아진 텔로미어

청진기


청진기를 가슴에 대면

바다 비추던

달빛 소리가 하얗게 부서진다.


일어서고

하늘이 열리는 듯 소리.

물이 휘돌던 소리,

바람이 대지를 스는 소리


살아 있다는 건

이런 조용한 울림이 있다는 것.


심장은

태초의 리듬을 품은 악기처럼

매 순간 나를 연주고 있었다.

파도와 구름, 바람이

그 선율을 따라 내 안으로 들온다.


아무 말도 없이

몸 안에서 자라온 세상 가만히 듣는다.


미미한 내 몸에서

가끔 느껴지는 율.

그건 바람과 파도 산과 하늘이

내 몸을 통해

되살아나는 순간.


청진기 너머,

심연에서 나와 함께 자라온

태고의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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