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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진급누락

당신들이 아니요

by The buyer
<평가 내역>

팀 전체 실적의 95% 달성
ADAS 부품에 대한 이해가 우수하며, 항상 배우는 자세 견지
글로벌 협력사와 원활한 영어 소통 능력
유관부서 및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조 능력 구비
엑셀 및 PPT 작업 능력이 탁월
*기여도: 매우 높음

입사하고 2년이 되었을 때 인사과에 불려 갔었다. CEO에게 글을 쓴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기본적인 의식주 지원은 있지만 문화 활동과 같은 그 이상의 지원은 드물기에 다른 친구들이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체험을 하는 동안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한 부모 가정과 같은 지역의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연말에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다.

*칸타타 (Cantata)는 성악곡의 한 장르로,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진 연주용 곡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창, 합창, 기악 반주가 포함됩니다.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사이의 장르로 볼 수 있으며, 바로크 시대(17~18세기)에 특히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티켓 비용을 후원받기 위해 CEO께 글을 썼다. 공연에 대한 소개와 함께 후원에 대한 취지,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음악회에도 오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받은 CEO는 인사 담당자에게 이 부분을 확인해 보라고 지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 인사과에 불려 가게 되었다.


인사과에서는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것을 문제 삼았다. 정상적인 루트를 통하지 않고 바로 CEO께 글을 쓴 것을 크게 문제 삼았다. 그리고 그날 "너는 최초로 대리로 진급 못하는 케이스가 될 거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상황에 위축되었던 나는 동기들 모두가 진급을 할 때 누락이 되었다. 이제 꽤 오래전의 일인데, 이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되었다.


고과 평가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진급이 누락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네가 팀에서 많은 일을 맡아 주어서 고맙다. 너를 많이 의지한다." 이런 피드백을 받으며 열심히 일했는데, 평가는 그와 반대이기에 다시 이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락의 사유는 이전에 있었던 일들로 인해 최하 고과를 두 번 받은 것이라고 한다.



참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이다. 요셉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는다. 다른 형제들은 모두 어머니가 있어 챙겨주었을 텐데, 요셉은 동생을 데리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아버지의 큰 사랑을 받았음에도 형들이 시기하여 죽도록 패고, 물 없는 구덩이에 던져 죽이려 하다가 종으로 팔아버린다. 그 후에 애굽 시위대장의 가정 총무가 되어 신임을 얻어 나름 편한 삶을 살지만, 시위대장의 아내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다. 감옥에서 제반 사무를 맡으며 거기서도 신임을 얻는다. 시간이 지나 술 맡은 관원장의 꿈을 해석해 주고 그 해석대로 그가 관직을 회복하지만 요셉을 잊어버리고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그 후에 바로의 꿈을 해몽하며 애굽의 총리가 된다.


요셉이 형들을 다시 만났을 때 이런 말을 한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요셉의 마음에는 원망이나 분노가 있지 않음을 본다.


나는 이 이야기가 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보기에 안 좋다고 해서 안 좋은 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나는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들이 다 좋은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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