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 스티커 제조사 방문

운은 어디에서 올까?

by The buyer

"여보, 데려다줘서 고마워. 조심히 가."

서울에서 일하는 아내를 데려다주고 일산으로 향하였다. 차량 액세서리 용품 중 *데칼 스티커를 제조하는 협력사를 방문하기 위함이었다.

데칼(decal)은 프랑스어 décalcomanie에서 유래된 단어로, 종이에 인쇄된 그림이나 문양을 다른 물체에 옮겨 붙이는 방식을 가리킨다. 즉, 데칼 스티커는 종이나 비닐 등의 소재에 인쇄된 스티커를 말한다.


서울 아침의 교통 혼잡을 뚫고 예정보다 10분 일찍 도착하니, 협력사 직원들이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은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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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바로 업무를 시작하였다. 최근 들어 데칼 스티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제조 공정이나 단가 구조에 대해 알고 있는 직원이 없었다. 그래서 하나씩 상세히 살펴보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실제 단가 구조: 원재료비 30% + 공정비 20% + 이윤 50%

협력사 제출 기준: 원재료비 50% + 공정비 40% + 이윤 10%


보통 양산 (Mass production) 파트 공급사들은 이윤을 5% 정도로 책정한다. 그리고 액세서리 공급사들은 10%로 정한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협력사들이 답하는 기준이지 실제와는 다르다. 현장을 둘러보고 시간을 들여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서류와 실제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차이 난다고 해서 그대로 단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시장 구매가와 공급사들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선에서 합의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또 하나의 선례가 만들어진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영업 직원들의 역량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크게 변한다.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뛰어난 비즈니스 협상력은 많은 이윤을 확보한 채 소싱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한다. 반대로 역량이 부족한 영업 직원이라면 소싱에 선정되기가 어렵고, 된다고 하더라도 이윤을 크게 확보하지 못한다. 이러한 영업 직원들은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능력 있는 두 세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많은 업체가 이러한 구조로 영업 부서를 조직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 만난 협력사 영업 직원들은 이러한 면에서 중상위로 평가한다. 바이어로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타깃을 비추어 이들이 대응한 부분을 고려하였을 때 내리는 결론이다. 짧은 출장이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능력이 있지도 않은데 회사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직원들이 있다. '운'이 좋은 케이스다. 업계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말주변도 부족하고, 실수도 많은데 좋은 조건 하에 계약을 계속해서 성사시킨다. 잘 모르면서 대충 높게 견적을 책정하여 제출하였는데, 고객사 측에서 예산을 높게 책정하였거나 스케줄이 긴급해서 승인을 한다. 또는 단독업체로 추천을 받아 무리 없이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한다.


열심히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능력이 부족하면 그만큼 대우를 못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한 번은 생각을 깊게 해 보았다. 운은 대체 어디서 올까? 그리고 이렇게 답을 내렸다.


운은 믿음에서 온다.


부족한 것이 많더라도 이 일은 반드시 잘될 수밖에 없다는 믿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르다는 신념이 운을 불러온다.


나는 부족하고 서툰 것들이 참 많다. 생각도 짧고 실수도 많다. 그런데 안되어야 하는 일들이 잘 되는 것들을 본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놈이라고 착각하고, 근거 없는 소리를 뱉는 것은 아니다. 어려움이나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일들이 잘되는 것은 나와 상관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내 삶에 많은 운이 따를 것을 알고, 또 그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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