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로에 대해 잘 모를 때

그때가 가장 예쁜 시기다

by 글구름


서로에 대해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있을 때,

그래서 조금은 환상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볼 때,

친하지 않아서 최대한 예의 있고 조심스럽게 대할 때, 친해지고 싶어서 더 배려하고 챙겨주려고 할 때,

딱 이때가 누군가와 가장 예쁜 시기다.


하지만 언제나 이 시기를 지나서 서로에 대해 생각보다 더 알아버리게 되면 내 맘대로 만든 환상이 깨져 실망하고 때로는 내가 상대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존재임을 알아버린다.


'더 많이 알게 돼서 전보다 더 좋아'라고 한다면 그건 기적이다.

하지만 가만히 다시 생각하면 그 기적은 서로가 아니라 한쪽에게만 일어난 기적일지도 모른다.


상대와 정말 잘 맞다는 생각이 든다는 건,

어쩌면 상대의 그릇으로 한쪽까지 모두 품고 온전히 맞춰주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내 안의 나와도 대부분 마음일치가 어려운데

외부의 누군가와 마음이 잘 맞다?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는것 같아서 생각이 난다면 지금 생각나는 사람을 더 많이 소중히 생각하고 적어도 감사의 표현을 조금이라도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렇게 잘 맞다고 생각하던 사람(오로지 맞춰주던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당장 화를 내고 상처 주는 말을 해버린다.


사람은 꼭 떠나고 나서야 나중에 깨닫는다.

그리고 후회한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오늘도 다짐하고,

상대도 좀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내려다보는 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