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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그린 Dec 02. 2023

냉정해지는 알약은 어디서 구하나요?

여전히 끝나는 인연들 받아들이는 연습 중


어딘가에 소속이 되어 모임을 가질 때 분명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걸 알고 지낸다.

매일 또는 매주 같은 얼굴을 보는 일이 두 번 세 번 반복이 되면 난 어느새 앞으로 이 사람들을 계속 볼 거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기간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다음 시간에 봐요~

기간이 끝나도 우린 또 볼 거니까 괜찮아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중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는 인연은 극히 드물다.


그렇게나 내일도 모레도 다음 주도 내년도 함께 할 것처럼 믿어 의심치 않게 가까웠던 것 같은데 그 기간이 끝나면 다들 냉정해지는 알약이라도 한 알씩 먹고 오는 것처럼 쿨하게 안녕하고 돌아선다.


이런 일을 겪어오는 일은 마흔 중반이 되도록 수도 없이 겪어냈고 이젠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이런 시기가 되면 마음이 춥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봐라 결국엔 가족밖에 안 남는다.' 이런  말들을 한다. 살아보니 이들은 다들 추운 마음을 겪고 나서 이 말을 했을거다.


마음을 적당히 주면서 교류해야지 하며 스스로를 체크하며 살아가는데도 마무리가 되고 나면 추억만 남기며 연기처럼 사라지는 관계들에 마음이 아리다.


그래서 습관처럼 수시로 사진 찍고 글로 남기고 하는 것 같다.

이마저도 안 하고 지나버리면 지나온 시간들을 증명할 길이 없다. 내 기억은 도통 믿을 수가 없고 감정은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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