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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그린 Nov 09. 2023

내 마음에서 살짝 덜어내야 할 사람

오전에 입은 마상ㅜㅜ


내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 상대방의 현재 상태가 어떤지 살피며 살게 됩니다.

기쁠 때나 특별한 날, 특히 힘들어 보일 때는 먼저 알아채 주고 따뜻한 말이라도 챙겨 주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올 한 해 함께하는 여러 모임이 겹쳐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지며 대화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했던 지인이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그래.. 이 정도면 내 마음 경계선 안쪽으로 들여놓아도 되겠다' 싶은 순간이 옵니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저의 기준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나고 있는 동안에는 더없이 친근하게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 정확히 알아채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잘 체득된 사회성 교류를 행했던 것인지, 상대에게 기대지 않는 독립적인 성격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실은 잘 맞지 않는데 주어진 여건상 참고 만남을 가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든 저는 힘들어 보이는 그분에게 마음을 내주었다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들었습니다.ㅜㅜ

나중에 자세한 사정을 들어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좀 마음이 상합니다.

모든 꽃이 햇볕을 봐야 하고 물을 잘 줘야 하고 사랑을 듬뿍 줘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알지만 역시나 마음을 주었다가 거둬들여야 하는 순간은 잘 익은 줄 알고 먹었는데 떫은 감이어서 뱉어내는 기분이 듭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은 글로 적는 게 가장 위로가 됩니다.

이런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그렇게 많지는 않으니까요.

따뜻함을 간직한 스스로의 마음을 이대로 식어버리게 두지 않도록 글을 적으며 잘 다독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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