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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들 영어학원 옮긴 날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것도 있구나 알게 되는 나이
by
글구름
Feb 22. 2024
2년 가까이 다녔던 영어학원을 뒤로하고 새로운 학원에 레벨테스트와 상담을 했다.
그리고 마치자마자 오늘 당장 수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해 버렸다.
사실 상담만 마치고 아직까지는 수업기간이 남아있는 기존 영어 학원으로 갔어야 했다.
그러나 아이 테스트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직접 보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니 기존 학원에 굳이 갈 필요가 없어져 버렸다.
주어진 과제를 철저하게 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는 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름 지역에서 명성 있는 대형학원을 믿고 2년을 보냈다.
열심히 하는 아이를 위해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원해주고 싶었다.
공부에 욕심이 많은 아이여서 브랜드 학원의 교육 과정에 어떻게든 본인을 끼워 맞춰서 위로 올라가
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을 안다.
옆에서 과제 수행한다고 애쓰는 안쓰러운 모습을 늘 확인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개인적으로 성장한다기보다는 상황을 쫓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조금은 알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대로 꾸준하게 해내면 언젠가는 되는 거겠지 하며 막연한 믿음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레벨을 다시 정하는 시점이 되었고 담당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서는 그런 믿음이 사라졌고, 마음이 식어버렸다.
작년에 했던 말을 복사 붙여 넣기 하듯 아이의 현재 상태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는 상담내용에 이제 옮겨야 하는 시점이 되었구나를 깨달았다.
아직까지 배우는 과정이니 몇 년이고
기다리면
어쩌면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교도 아니고 고액의 학원이라는 곳이 아이의 부족한 면을 채워야 하는 것이 본질인데 현재 아이에게 안 맞으면 바로 옮겨야 하는 것이 옳았다.
어느 학원을 가서 상담을 받더라도 기존의 학원방식을 약간은 부정적으로 얘기하며 이곳이 아이와 맞다고 확신을 줄 것을 안다.
변화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중학생 아들조차도 상담이 끝나자마자 이곳에서 공부해 보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기존 상황에 답답함이 있었던 것은 확실했다.
부모이고 어른이어도 갈수록 아이의 상황과 마음상태를 적절한 시기에 알아채주는 것이 참 어렵구나를 느끼는 요즘이다.
오늘의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에 대해 나중에 많이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오늘의 이런 결정에 대해서
나중에 스무 살의 아들과 그때 참 잘했다며 웃으며 대화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고 올 아이를 기다리며 불편한 마음을 이곳에 적어 본다.
2024년 2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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