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사블랑카>
이 영화는 전쟁과 사랑이라는 테마입니다. 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는 불멸의 고전 로맨스영화이며, 영원한 최고의 영화죠.
마이클 커티즈 감독,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첩보멜로물이며, 우리나라엔 일제 강점기여서 그랬겠지만 해방후 1949년에 개봉했습니다. 탄탄한 로맨스와 스릴러의 결합, 배우들의 명연기로 제16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42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령 모로코의 카사블랑카(Casablanca). 카사블랑카는 &하얀 집'(White House)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1907년 이후 프랑스령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나치독일이 점령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당시 카사블랑카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는 경유지였다고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전쟁 전 파리에서 한때 열렬한 연인이었던 릭(험프리 보가트)과 일사(잉그리드 버그만)는 나치 독일이 파리를 점령하자 나치 독일을 피해 카사블랑카로 가려고 했었죠. 그러나 두사람은 예기치 않게 헤어졌는데, 그 후 릭은 카사블랑카로 와서 '릭의 카페 아메리카나'를 운영하게 됩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인지 술도 마시지 않고 절제된 생활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카페에 현지 반나치 리더인 남편 라즐로를 따라 미국행 여권을 부탁하기 위해 방문한 일사를 우연히 만나면서 둘은 깜놀 합니다. 릭이 얄궂은 운명의 장난에 혼잣말로 한소리 합니다.
"세상에 이 도시에 하고많은 술집에 하필이면 내 술집에 들어오다니.."
(Of all the gin joints in all the towns in all the world, She walks into mine.)
파리에서부터 두사람을 아는 카페의 피아노 연주자 샘은 파리에서 둘의 불꽃같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알기에 둘만의 추억의 곡 "As Time Goes By"(세월이 흐르면)를 연주하고... 옛 사랑을 잡아야할 지 고민하던 릭은 처음엔 질투하듯 라즐로를 냉대했으나 결국 '사랑하니까' 보내주기로 하고 경찰서장에게 부탁해 여권을 만들어 주고 안개 자욱한 공항에서 일사를 떠나 보냅니다.
사실은 라즐로가 릭에게 여권을 부탁했을 때 릭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유는 당신 아내가 잘 알 거라고 했고, 라즐로에게 이 말을 전해들은 일사가 밤에 혼자서 몰래 릭을 찾아와 눈물의 해후를 하고, 릭도 저간의 사정을 알게 되죠. 안마시던 술까지 마시며 괴로워 하는 릭…
저는 20대에 이 영화를 처음 본 것 같은데요. 사실 그 때는 젊어서 그랬는지 나라를 빼앗긴 프랑스 사람들의 레지스탕스 활동을 더 깊이있게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인상 깊은 명장면은 카페에서 '라 마르세즈'를 떼창하는 것이었고 로맨스는 희미했는데요. 나이들어서 다시 보니까 이런 사랑 또 없네요..ㅎ.. 안개 자욱한 날, 옛사랑이 생각나는 날, 진정한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 남자의 사랑, 바바리코트… 이런 표현을 떠올리게 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영화속에는 빌런이 따로 없어요. 모두가 착하고 올바르고 명분있는 삶을 살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죠. 나치와 전쟁이라는 환경이 젊은 남녀의 사랑을 흔들뿐입니다. 어쩌면 전쟁은 여성에게 '남성성'보다는 '안전성'에 대한 욕망에 더 끌리게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일사가 라즐로를 선택한 것도 '사랑'보다는 '안전'에 '의탁'일 수 있어요. 릭은 '기회'를 놓쳤지만 '마음'을 놓친 건 아니며,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라라랜드'의 끝부분 라이언 고슬링이 재즈클럽 '셉스'에 남편과 함께 온 엠마 스톤을 보던 눈길도 릭의 그것 같이 오버랩되었거든요. 사랑하는 여인을 보내야만 하는 '남자의 사랑'..... 카사블랑카에서 위협은 '전쟁'이었고, 라라랜드에서는 '돈' 아닐까요?!
어쨌든 이 영화 <카사블랑카>는 80년 전에 제작했지만 남녀의 못다한 사랑과 이별을 가장 멋있고 아름답고 세련되게 전달한 영화로 기억됩니다. 요즘 말로 상남자의 진정한 사랑이다. 멋있다! 이 영화를 요약하면 사랑의 위대함 또는 숭고한 모습은 육체적 감정이나 본능이 본질일 수 있는 남녀의 사랑을 마치 종교처럼 인간의 자아를 고양하고 정화하여 정결한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영화속 명장면 명대사라면 많이 있는데요.
우선, 공항을 떠나며 라즐로와 함께 떠나보내려는 릭에게 일사가 여운을 남기며 묻는 말과 릭의 명대사.
"우리는 뭐야?"(What about us?)
"우리에겐 언제나 우리들의 파리가(추억 또는 사랑이) 있쟈나."(We'll always have our Paris.)
다음은 "Here's looking at you, kid."라는 대사. 일본에서의 개봉 당시 해석이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라고 하여 명대사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할리우드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영화에서 이 대사는 네번 나와요. 제각각 상황과 분위기가 달라 해석도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파리에서 함께 생활할 때 이 대사가 두번 나오는데 이 때는 "당신을 바라보며"나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하더라도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카사블랑카에서 떠나보내기 전의 경우에는 "알았어, 이렇게 보고 있잖아"가 적확해 보이며, 공항에서 마지막 헤어지기 전의 경우에는 "그러지마, 이렇게 바라보고 있잖아(또는 내가 지켜볼거야)" 정도가 상황에 맞게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사람들하고는 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