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에 해당화가 피고 지는 계절, 米壽 어머니가 걷지 못했다. 얼굴부터 발가락까지 퉁퉁 부었다. 심장과 신장을 의심하다가 류머티즘내과에서 온갖 검사를 받았다. 검사받으러 이틀, 결과 보러 하루를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앉고 설 때마다 노모의 표정이 구겨지고 움직임은 더디었다.
"염증 수치가 정상인의 10배나 됩니다."
걷지 못하는 것도 염증 때문이란다.
"할머니, 많이 아팠을 텐데요."
의사 선생님이 자상하시다. 시간이 좀 걸리겠다는 말씀이 오히려 신뢰롭다. 한 달 약 처방전을 내며 7월에 오라신다.
어머니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를 먹은 지 일주일이다. 주치의가 '시간이 걸린다'라고 했으니 순종하듯 기다려야지. 부기가 빠지고 통증은 줄었으나 여전히 피곤하고 밥맛 없다고 투덜거린다. 평소 소식하는데 식사량은 더 줄었다.
美壽의 낭만할멈은 요리 솜씨가 D급이다. 어머니 입맛을 맞출 재주가 없어 오늘 점심은 외식이다. 옷 갈아입을 힘도 없다는 어머니가 나를 보더니 "그 원피스 괜찮네." 그런 원피스 사달란다. 네. 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