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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2. 2023

어머니와 깨 사러 가서

오늘은 깨 사러 간다. 경주 모아 로컬푸드직매장에 간다. 올해 깨농사가 졌다며 '그때 그 깨' 타령이 몇 번 나오길래 그곳에 같이 간다. 매장에 깨가 많지 않아도 다행히 어머니는 원하는 만큼 산다. 만족한 표정이다.

지난 주 점심에 연어덮밥과 메밀국수를 먹었다. 어머니가 철 지나도 가끔 노래하는 음식이다. 무즙을 넣어 시원하게 먹는 메밀국수가 이 집에서는 4계절 메뉴란다. 추우면 육수를 데워 낸다 하니 어머니 노래에 화답하는 식당이다.

국산깨 사겠다고 경주까지 나온 김에 메밀국수를 먹으러 효자로 간다. 식당은 喪中이다. 멘보사도 메밀국수도 그림의 떡이다. 차선으로 생선초밥과 연어샐러드, 감자크로켓을 먹는다. 깜찍한 어머니가 언젠가 '그때 그 초밥'을 노래할까?

멋진 장소에 가면 생각나는 사람, 좋은 음식을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던가. 그렇다면 나는 어머니를 사랑하는 셈이다. 그런데 어머니를 향한 내 치사랑은 왜 내리사랑처럼 즐겁지 않은지. 내 사랑이 보여주기인가? 어머니가 '그때 그것'을 고집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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