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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2. 2023

그린 빕을 드립니다, 내 어머니

PGA 마스터스대회는 세계 강자 (마스터)들을 초청하는 메이저대회이다. 대회 우승자는 은색 마스터스 트로피를 받고 그린 재킷을 입는다. 2021년 대회에서 마스야마 히데끼가 아시아인 최초로 그린 재킷을 입었다.

우승자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우승자의 캐디는 무엇이 달라질까? 세계 1위의 골퍼 캐디에게만 그린 빕(초록조끼) 입는 영광이 따른다. 현재 LPGA 1위인 고진영의 캐디는 그린 빕을 입는다. 등번호 "1"이 적힌 그린 빕이 캐디에게는 그린 재킷이다.

미수(米壽)를 앞둔 어머니, 체력과  정신력이 약해지는 것이 보인다. 태어나서 청춘기를 지나 엄마가 되고 미수가 된 어머니의 삶을 혼자 더듬어 본다. 인간으로 보나 여자로 보나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이겨낸 여인이시다.

어머니께 그린 빕을 입혀 드리고 싶다. 우리 3남매는 챔피언이 못 되었지만 어머니는 훌륭한 캐디였다. 나는 내 아들에게 그린 빕을 받을 수 있을까? 4월 마지막 일요일, 경주 암곡동에는 하얀 능금꽃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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