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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4. 2023

육아하기 좋은 나라

며느리가 울먹인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왜 울어." 말리는 안사돈 목소리가 떨린다. "다음 금요일에 올께." 며느리와 나는 눈을 맞추지 못한다. 말을 시작한 큰 손자 눈빛이 흔들리고 제법 걷는 둘째는 눈이 말똥말똥하다.


큰 손자가 밤마다 우는 바람에 아들은 부정맥을 겪고 손자 둘을 키우느라 며느리는 이성을 놓친다. 길 건너 사는 안사돈은 출근도장 찍고 멀리 사는 나는 격주로 상경한다. 문제는 이사이다. 조금 넓힌 집은 사돈네집과 멀어지고 멀어지니 지원이 줄고. 아들의 부정맥은 거의 치료되었지만 며느리의 부담은 오히려 커진다.


육아 경비 세계1위 기사가 뜬다. 중국이거나 한국이거나, 통계의 맹점을 드러내거나 숨기거나 우리의 현실은 최악이다. 우리 현실에서 두 아이를 키우려면 육아경비도 문제이지만 부모는 삶의 질을 상당히 놓아야한다.


"엄마, 조심히 다녀오세요." 아들이 문자로 배웅한다. "그래. 잠시 다녀올께." 4박 5일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다음 주 여행을 예약한다. 내 집까지 300km를 쉬엄쉬엄 운전한다. 차창으로 스치는 아카시아향도 평화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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