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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4. 2023

새 문명을 맛보여 주는 사람들

오늘은 땅콩을 튀긴다. 에어프라이어로 땅콩을 튀겨 본다. 이미 고구마로 시운전하고 닭다리, 탕수육도 성공한 초보이다. 검색하고 온도와 시간을 설정했건만 오늘 땅콩은 초코색이다.

"어머니는 잘 활용하실 겁니다." 독거노파에게 신형 전자제품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 고맙다."로 마무리한다. 며느리가 사준 자동 커피머신은 잘 보이는 자리에 내놓고 한두 잔은 늘 수동으로 드립한다. "어머니, 에어프라이어 결재했습니다." "와우. 너 덕분에 신무기다. 고마워."

"어머니. 단팥붕어빵, 닭다리, 탕수육  보냈습니다." 겉바속촉, 맛이 괜찮고 땀흘리지 않고 식탁을 차리니 좋다. 무엇보다 혼자서 감당하지 못해 참던 음식들을 조금씩 먹으니 좋다. 새로운 물건이 밋밋한 일상에 호기심과 재미를 준다.

아들이 제 아들을 데리고 2박 3일 다녀갔다. 충청도를 거쳐 경상도 동해안까지 네 시간 달려왔다. 아들과 손자가 달릴 때 나는 블루링크로 속도, 위치, 도착 예정 시간을 실시간 보며 기다렸다. 무작정 기다릴 때보다 재미있다. 처음 보는 블루링크, 문명의 이기이다.

아들이 와서 4대가 휴가를 함께 보냈다. 며느리는 외탁한 젖먹이 데리고 친정으로 휴가갔다. 휴가 끝에 낭만할멈이 살짝 몸살하지만 집안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던 녀석이 그립다. 올 여름에 블루링크와  에어프라이어로 소확행한다. 할멈의 소소한 행복은 아들과 며느리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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