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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4. 2023

왜 오빠

"오빠!"  손자가 나를 오빠라 부른다.

"응" / "함머니, '응' 아니고 '왜 오빠!'" 시키는 대로 '왜 오빠'라 대답하면 녀석은  표정이 확 달라진다. 천사 표정이다. 가끔 소리도 지르며 좋아한다.


내 천사는 '오빠'를 소리로 좋아하는 것 같다. 뜻을 알면 할머니에게 어찌 오빠라 부르리. 아빠도 엄마도 오빠라 불러놓고 깔깔거린다. 짧은 문장으로 소통하는 내 천사에게 '오빠'는 놀이 도구이다.


어린이는 스스로 놀이에 집중하고,  울다가도 금방 잊어버리고 다시 놀이에 빠지고, 마음대로 논다. 마음대로 놀아서 창의적이다. 어린이는 익숙한 놀이도 낯선 놀이처럼 집중한다. 바라보는 사람조차 무아지경에 빠뜨린다.


짜라투스트라 왈 '어린이의 놀이 같은 삶이 이상적이다.' 평생을 어린이 놀이하듯 살 수 있을까? 낙타의 삶, 사자의 삶을 거쳐 어린이처럼 살 수는 있을 듯하다. '오빠'  '왜 오빠'라는 선문답을 주고받으며 조손이 함께 웃고, '오빠'라  부르는 표정과 목소리를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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