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명옥 Jan 10. 2024

진눈깨비 꽃눈개비

아이스하키장에 인형비가 내린다. 테디베어 토스, 곰 인형을 던지는 자선 이벤트이다. 북미 아이스하키팀 허시 베어스 팬들은 홈 팀이 첫 골을 터뜨릴 때 환호하며 곰 인형을 던진다. 2023년 12월에 던진 인형들이 7만 개가 넘는다. 소낙비처럼 쏟아진 인형비이다.


만개한 꽃잎이 똑똑 떨어지면 비가 내리는 듯하다. 꽃비! 꽃비는 비처럼 떨어지는 꽃이다. '흥해 이팝나무 군락지에 초여름 꽃비가 가만히 내린다.' 하얀 이팝나무꽃, 연분홍 벚꽃이 바람에 흩날린다. 눈이 내리는 것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은 꽃눈개비. 꽃눈개비를 줄 말이 꽃비가 아니네.


소낙비가 시원하다면 진눈깨비는 구질구질하다. 진눈깨비는 비가 섞여내리는 눈이다. 진짜 눈 거짓 비, 비가 아니고 눈이란다. 가비 <개비 <깨비! '가비' 음운 변천이 재미있다. 진眞, 가假는 한자, 눈, 비는 토박이말! 진눈깨비도 꽃눈개비도 가假비인 것 같은데 표기는 왜 다르지? 앞뒤 상황도 같아 보이는데.


2024.01.09. 동해안에 눈 예보가 있다. 눈이 밤새 내린다 하니 커튼을 걷고 잔다. 자다가도 설경을 봐야지, 눈은 동해안에 귀한 손이니까. 밤 사이 눈은 오지 않고 아침이 우중충하다. 무어라도 올 것 같다. 함박눈이면 따봉, 진눈깨비도 좋다. 기다리는 손님은 오지 않고 비가 살짝 지나간다. 깨비가 아닌 진짜 비가 心을 달래는가?

2023.12. 네바다주
2023.02.23 눈 맞는 우리 동네
매거진의 이전글 납매가 활짝 피거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