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악이 이상하다. 사과를 씹기가 불편하다. 혀끝으로 치아를 눌러보니 한 놈이 수상하다. 왼쪽으로 씹어도 오른쪽이 편하지 않다. 꼭꼭 씹지 못하고 금사과를 대충 먹는다.
두 달 전에는 좌상악이 퉁퉁 부었다. 20년 전부터 다니는 치과까지 100km를 달렸다. 원래 잇몸이 안 좋은데 나이도 있으니 조심하는 수밖에 없단다. 비상약으로 소염제를 3일 치 받았다.
뺨이 점점 부풀어 올라서 저녁부터 비상 소염제를 먹기 시작한다. 오른뺨이 따끈하고 발그레하다. 화상통화를 걸어온 며느리에게 왼쪽 얼굴만 보여주는데 내가 봐도 얼굴이 이상하다. 풍선 아줌마다.
대부분 친구들이 여러 가지 약을 먹는다. 심장수술, 무릎 수술도 한다. 건강한 체질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라고들 말한다. 실손보험 없다 하니 보험설계사가 '무식한데 운이 좋았다.' 한다. 내 福이다.
米壽인 어머니보다 美壽인 내가 치과에 더 많이 간다. 10년 주기로 뭉치돈도 든다. 매일 소금물로 가글하는 어머니는 스케일링하러 가는 정도이다. 풍선 아줌마 되었다고 아들에게도 어머니에게도 말 못 하고 혼자 생고생한다. 치아 福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