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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Mar 14. 2024

폭포 물 소리로 귀를 씻고

작전은 세밀하다. 원이엄마 테마공원에 주차하고 영가대교를 건너 낙동강을 따라 4km 걷는다. 월영교를 건너 안동민속박물관을 거쳐 한자마을까지 3km를 걷는다. 길주중학교를 지나 용정교를 건너 5km를 걸으면 원점회귀한다. 12km를 3시간 걷는다. 오후에 비가 온다 하니 10시에 시작해야지.


9시, 북쪽 하늘이 어둡다. 예상보다 일찍 비가 내릴 분위기이다. 남쪽 보경사로 바꾼다. 주차장이 한산하고 식당도 조용하다. 비 예보가 봄 등산객들을 말리나 보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2.4km, 왕복 4.8km이다. 연산은 내연산內延山 12 폭포 중  제3폭포이다.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하늘이 . 사람은 드물길은 친절하다. 길 닦은 보살들의 배려로 발호강한다. 계곡 물빛은 싱싱하고 생강나무꽃은 노랗다. 진달래빛 참꽃을 못 찾아도 시니어 트레킹족은 눈호강한다. 산길 2km를 걸으니 살짝 땀난다.


구름다리를 건너기 전부터 연산폭포가 들린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웅장하다. 다리를 건너 연산을 만난다. 폭포수의 하얀 물거품이 화려하다. 무념무상, 무장무애! 허유와 소부는 영수로 귀를 씻었고 오늘 나는 물 소리로 귀를 씻는다. 가는 길에 계곡물로 입도 헹군다. 실비에 옷이 살짝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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