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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May 11. 2024

아카시꽃 튀김은 환희롭다

보살님, 이건 입니꺼?

"아카시아꽃 튀김이오."

세상에! 아카시꽃을 튀기다니. 난생처음 본다. 꽃튀김은 두 송이 남아 있다. 늦게 와도 운이 좋은 게지. 오늘 운문사로 사찰순례 간 도반들은 운이 나쁜가?


튀김 맛이다. 아카시 향은 죽고 꿀맛은 없다. 그래도 독특한 계절 음식이고 인연이 있어 먹는다고 생각하니 맛이 특별하다. 절간에 비구니 한 분이 오시니 공양간이 달라진다.


-스님, 저는 아카시아꽃 튀김 처음 먹습니다.

"절집에서 흔히 먹는 음식인데요."

-구순 어머니께 맛 보여 드리고 싶어요.

"어쩌나. 튀김이 없는데. 아카시아꽃을 드릴까요?"

공양주 보살이 아카시꽃을 담는 사이 스님이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1:1로 섞어라'라고 귀뜸한다. 마지막 식객은 오늘 식복있네.


5월은 아카시의 시간이다. 주렁주렁 달린 꽃으로 온 산이 허옇다. 지천인 꽃도 정성을 들이니 귀한 먹거리, 볼거리가 된다. 환희로운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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