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본다. 백 작가는 <연이와 버들도령>을 애착하고 할멈은 <나는 개다>를 좋아한다. 막내라서 마음이 더 간다는 작가의 표정이 따뜻하다. 나는 방울이 새끼 어린 구슬이가 덤덤해서 좋다.
백 작가의 인터뷰는 늘 만족스럽다.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아도 좋으나 한 장면만 보아도 괜찮다'는 작가 백희나, 'what's on the desk'라는 yes tv 인터뷰를 볼 때마다 웃는다. 그녀가 만든 소품들을 보며 작가의 세계에 빠진다.
작가의 어머니가 줄리앙 미니어처를 사 온다. 백 작가는 '작품 속 거실 장식품으로 필요하다'며 좋아한다. 상금을 받으면 마음에 둔 미니어처를 먼저 산다며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이 아니다'는 표정을 짓는다. NRFB 인형을 보여준다. Never Removed From Box.
최근 주말드라마에서 문구덕후들을 보았다. 이색지고 재미있었다. 절약하고 절제하며 살아온 나는 미니어처나 문구를 모으는 꿈은 품지도 못했다. 지금도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을 보면 낭비했다고 자책한다.
이번 주는 '아니 에르노'에 빠진다. 작가는 책 읽지 않는 환경에 태어나 2022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녀의 문학적 역할에 동의하며 솔직하고 진중한 표현이 마음에 든다. <단순한 열정>을 읽고 <카사노바 호텔>, <집착>도 쟁인다. NRFB 인형은 없어도 '아니 에르노'의 글이 있어 잠시 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