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리!아름다운 소리? 금소가 사는 마을? 어떤 마을인지 궁금하다. 8월의 해가 뜨기 전에 금소리에 들어간다. 출입 시간 제한이 없는 길안천변 작은 마을이다. 아침밥 짓는 굴뚝 연기도 안 오르는 시간이라 가만히 걷는다.
이 머꼬! 눈과 입이 동시에 열린다. 봇도랑이다. 고택이 지키는 마을 한가운데로 봇도랑이 흐른다. 넉넉한 도랑물이 손질된 물길 따라 흐른다. 잔잔한 물소리에 마음이 씻긴다. 맑은 소리가 있어 금소리?
어머나! 밀짚모자 쓴 남정네가 골목에서 슬쩍 나오네. 물조리에 도랑물을 퍼담더니 화분에 뿌린다. 그림이다. 그림이 흩어질까 봐 살금살금 다가가 그림 속에 들어간다. "앞산에서 내려다보면 봇도랑이 비단을 펼친 듯해서 금수(비단물길)이라 부르다가 금소로 바뀌었어요." 봇도랑 옆에서 밀짚모자와 할멈이 대사를 주고받는다. 찍히지 않은 영화 아닌가?
대박! 고택에 사는 뼈대 단단한 후손이다. 후손인 남편은 금소리를 '안동포 짜기 마을'로 보존하고 금속패물 기능 전승자로 전통을 이어간다. 아내는 금속패물 박사로 후학을 양성하며 경함*에서 고택 체험을 운영한다. 전통과 재미와 의미를 버무린 체험 프로그램이 반짝인다. 부창부수가 정겹다.
금소리 고택체험 프로그램은 정성스럽다. 로컬푸드로 저녁 만들기, 봇도랑에 유등 띄우기, 전통주 체험, 삼베로 주머니 만들기, 마을 정자 '화목카페'에서 전통차 마시기... 봇도랑이 비단처럼아름다운 마을 금소리는 아름다운 후손이 있어 귀하다. 금소리에 다녀오니 스스로 귀해지고 아름다워진다.금소리는 힐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