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가 저절로 베테랑이 되지 않지

어머니가 병원에서 생고생했다. 초보 간호사가 바늘 자리를 잘못 잡아 혈관이 터졌다. 노련한 간호사가 와서 수습하고 구순 어머니는 항의하지 않았다. 노인의 낡은 혈관에서 채혈하느라 땀 흘리던 초보 간호사를 겪었던지라. 투석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컨디션이 좋았는데 오늘 어머니는 감정 소모, 체력 소모가 컸다.

나도 처음에는 초보 교사였지. 학생에서 교사로 신분이 바뀐 초보는 어리바리 병아리였어. 수업은 서툴고 생활 지도는 일방적이었지. 크고 작은 실수, 여러 실수가 있었어. 학생, 동료 교사, 학부모 들이 이해하고 견뎌준 덕으로 초보의 터널을 벗어났지. 줄탁동시로 알을 깬 병아리는 이해와 배려로 닭이 되었어.

아. 파. 트. 아. 파. 트! 지금 로제는 대단하다. 2012년에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띄우고 2020년의 BTS는 다이너마이트로 폭발했다. K팝의 영웅들도 처음에는 초보였다. 꾸준히 연습하고 무명을 견디고서 우뚝 섰다. 무명에게 따뜻한 시선과 끈끈한 응원이 있었지.

초보가 저절로 베테랑이 되지는 않지. 초보의 자존감과 의욕 못지않게 끈끈한 지지와 박수가 에너지가 된다. 욕심과 박수로 쉽게 베테랑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을 잘못 알고 욕심낼 일도 아니다. 베테랑이 안 되어도 건강한 필부로 살만하다.

수원 스타필드에 간 조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