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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1. 2023

테헤란로도 숙연하다


테헤란로에 블루보틀이 있다. 몇 년 전에 성수동에 개점한 우리나라 1호점 사진을 보고 동경해 오던 카페이다. 은행잎을 밟으며 아들 집에서 30분 걸어 역삼카페에 도착한다. 파란 병 로고가 단순하고 깔끔하다. 검이불루儉而不陋.

처음 찾은 블루보틀이니 매니저가 권하는 자이언트 스탭스를 주문한다.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원두를 훌륭한 맛으로 제공하는 slowfood 카페,  앉아있는 자체로 만족한다. 가지고 싶은 컵이 비싸서 핀 세트를 산다. 돌아오는 길, 10차선 테헤란로에 퇴근 인파가 북적댄다. 그들의 일상도 이방인에게는 신선하다. 낯선 거리가 주는 긴장감은 즐겁다. 서울 밤길을 걸으며 '멋지다'를 연발한다.


이틀째는 봉은사에 간다. 도곡동에서 테헤란로를 거쳐 봉은사까지 한 시간 걷는다. 테헤란로는 한낮에도 깔끔하다. 봉은사 명상길을 걷고 경내 연희다원에서 빌딩숲을 내려다 본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트라우마를 남긴다. 문화는 시시비비 할 것이 아니니 악플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테헤란로도 숙연하고 봉정사도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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