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덕분에 힐링하다

마곡사에서 시나브로 치유하고

by 송명옥

'공주 시나브로 치유길', 당일치기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숲길을 걷고 감정 명상, 치유 명상, 싱잉볼 명상에 스님과 차담도 있다. 장소는 마곡사, 266km 3시간 걸린다. 10시 40분 마곡사 공영 주차장에 도착하려면 7시에 출발해야 한다. 저녁 공양하고 6시 해산하면 9시가 넘어야 집에 도착한다. 국립공주박물관과 무령왕릉을 보려면 첫새벽에 출발하여 당일치기하거나 1박하거나. 여행은 과연 마음먹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먼저 자동차 AS센터에 다녀온다. 15만 km를 달린 차라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점검받는다. 내비게이션이 있지만 지도를 보며 초행길을 익힌다. 편안한 옷을 골라두고 공주의 숙소도 살펴본다. 어머니에게는 미리 알린다. "4월 17일에는 저녁 준비 못합니다."


출발 이틀 전에 어머니가 자동차에 부딪힌다. 경로당에서 나온 구순 노파가 벌러덩 넘어지니 사람들이 모여들고 승용차 운전수는 바로 자기 실수라 인정한다. 왼 팔뚝이 5cm 정도 벗겨져 피가 나지만 뼈는 괜찮다. 왼쪽으로 넘어지면서 짚은 손목과 엉덩이가 불편해도 바로 걸으니 모두들 '하룻밤 자 봐야 안다.'며 걱정한다. '시나브로 치유길'을 취소해야 하나?


아침 7시에 마곡사로 출발한다. 아쉽지만 당일치기로 만족해야 한다. 밤 9시에 도착할 때까지 14시간은 온통 치유이다. 숲길은 푸릇하고 음식은 정성스럽고 진행자, 동반자들도 푸근하고 프로그램도 알차다. 어머니 때문에 2년여 힘들었는데 오늘은 어머니 덕분에 힐링한다. "어무이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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