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은 모순되는 말이다. 23곳마다 '가장'이란 최상급은 돈 조반니식의 칭찬이다. 동네책방이 모두 최고는 아니지만 각자의 색으로 아름답다. 동네책방 23곳을 목차대로 읽었다. 목차에 필자의 계산이 있다 해도 장소 간의 필연성은 없으니까 소가 풀 뜯듯 여기저기 읽어도 된다. 그러나 조심조심 읽었다. 아름다운 것들을 아끼며 읽었다.
동네책방 운영자는 문화전달자이다. 저자와 독자를 연결하고 독자와 독자를 잇는다. 책방지기는 책을 소개하고 책으로 대화하는 동시에 음악회, 전시회 등의 문화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동네 문화를 만들어가는 동네책방 운영자는 아름답다.
동네 사람들이 동네책방에 가서 책을 사면 좋겠다. 책을 주문하고 찾으러 가면 좋겠다. 인터넷서점처럼 할인도 현관배달도 되지 않으니까 오히려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대형서점만큼 책이 많지 않고 서점이 붐비지 않으니 도리어 아껴야 한다. 동네책방의 소소한 문화도 공유하면 좋겠다.
오롯이서재, 수상한 책방, 국자와 주걱, 책자국, 소심한 책방, 책약방, 달책방, 시옷책방... 책방 이름만큼 운영자도 다양하다. 전직서점주인, 문화기획자, 언어재활사, 목회자, 작가, 전직교사, 전문번역가, 그냥 할머니... 동네책방에 가면 책방지기에게 책을 추천받는다. 책방지기의 취향을 안고 온다. 지금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고 다음은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를 읽는다. 내 주름을 메꾸어 주는 동네책방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