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명옥 Aug 21. 2023

맑은 말들은 어디로 가고

<겨울, 나무> 김장성 글,정유정 그림,2020년 이야기꽃 출판 28쪽


말이 많다. 거친 말들이 난무한다. 마이크 앞에서도 카메라 앞에서도 마구 뿜어댄다. 공인이 함부로 내뱉는 말을 들으면 시민으로서 무시당하는 느낌이 든다. 듣는 이를 존중하면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을 텐데.

언어에도 인플레이션이 있다. 거친 말들을 되로 주고 말로 받으면서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 자극적인 말은 문제해결을 방해한다. 상생하기 위한 말도 아니다.

꽃 핀 적엔 보지 못했네
꽃잔치 받치던 잔가지들
잎 난 적엔 보지 못했네
뻗으려 애쓰던 가지의 끝들~~
꽃도 잎도 열매도 떠난
겨울, 지금에야 나는 보았네~~

신사들이 현미경의 눈으로 파헤쳐서 비신사적인 말들로 서로 비난한다. 맑은 물, 맑은 공기를 욕망하듯 청정한 말, 품위 있는 말을 듣고 싶다. 소시민의 권리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명이 그리는 인생이란 그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