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 속, 다른 삶들

타인의 시간을 상상하며, 나의 삶을 되묻다.

by 섬세한 다육이






직장인의 오전은 늘 비슷하다.

그래서 점심시간은 유난히 달콤하다.


햇살은 뜨겁고,

산책로 나무들은 바람에 신이 났다.

그 나무들 사이로 고개를 들자

문득,

다른 사람들의 지금이 궁금해졌다.

면접 결과를 기다리며

땀에 젖은 손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


첫아이를 품에 안기까지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견디고 있는 사람.


지루한 일상에 눌린 채,

무기력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


정신없는 업무 속에

진땀을 흘리며 하루를 버티는 사람.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


작업 현장의 먼지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는 사람.


포근한 오후,

짧은 낮잠에 잠긴 사람.


그리고 또 누군가는,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마음의 고통을

묵묵히, 조용히 견디고 있겠지.


쓰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모두가 치열하게,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내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