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잃은 밤

돌아간 자리에서, 나를 다시 만나다.

by 섬세한 다육이





낯익은 곳에 다시 발을 들였다.

오래전 열정을 쏟았던 그 회사였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복도를 지날 때마다

침조차 삼키기 어려운, 이물감 같은 불쾌함이

목을 타고 조용히 올라왔다.


나만의 반가움 속에 불안이 숨어 있었던 걸까.

그들의 무심한 눈빛이, 칼날처럼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곳에서 나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고요한 싸움을 홀로 이어온 건 아니었을까.


건물 안을 몇 번이고 헤매며 신발을 찾아다녔다.

결국 찾지 못한 채, 나는 맨발로 밖으로 나왔다.


꿈속에서조차,

나는 그곳을 놓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


신발은 잃어버린 방향이었고,

맨발은 버티기 힘든 외로운 싸움이었다.


과거를 저 깊은 바다에 흘려보내고,

지금의 나를 조용히 안아주고 싶은 마음.


그런 꿈이었기를,

지금의 나도 조심스레 바라본다.




이 글은 제가 실제로 꾼 꿈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 느낀 감정과 인상을 담아 쓴 에세이입니다. 꿈이지만 제게는 오랫동안 선명하게 남은 하나의 기억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