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균열, 시작은 작은 불씨
딩—
언제나처럼 평온했던 책방에 작은 종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이번엔, 무언가 다르다.
루크의 날개가 떨리는 순간,
낯선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방금 문을 열고 들어선 그는,
처음 보는 위험한 사람이었다.
"여기, 책을 추천해 주신다죠."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건조했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눈빛은 책방의 공기를 베어낼 듯 날카로웠다.
나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고, 손끝으로 루크를 진정시켰다.
“원하시는 분위기나 장르가 있으세요?”
그는 책장 사이를 천천히 거닐다가,
제3화에 등장했던 그녀가 앉았던 자리에 털썩 앉았다.
“여기, 꽤 많은 감정이 남아 있네요. 따뜻하고… 무르죠.”
그가 손끝으로 테이블을 쓸며 중얼거렸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책방 안의 초록빛이 살짝 일렁였다.
이질적인 힘이 들어왔다.
나는 그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여길 어떻게 오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는 피식 웃었다.
“그 여자, 흔적이 꽤 선명하더군요. 당신이 준 마법,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나도 하나쯤 받아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루크가 날개를 부르르 떨었다.
내 속도, 파르르 떨렸다.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마법은, 진심을 담은 사람에게만 작동해요.”
“진심이라... 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몇 걸음 다가왔다.
그 순간, 시간의 결이 이상하게 뒤틀렸다.
공기가 낯설게 흐트러졌다.
“그럼, 당신은 내 진심을 어떻게 판단하죠?
책으로요? 문장으로요?
... 아니면ㅡ”
그가 손끝을 책장 쪽으로 뻗자,
몇 권의 책이 붉은빛으로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곧, 불꽃이 되어 타올랐다.
마법의 결계는 안에서부터,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