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마법이 가져온 변화
딩―
책방 문 위 작은 종이 가볍게 울렸다.
익숙한 종소리 사이로,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가 조심스레 문을 밀었다.
"안녕하세요."
밝고 또렷한 인사였다.
그 한마디에 책장 전체가 환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커피포트를 들고 카운터를 돌아 나왔다.
"잘 지내셨어요?"
그녀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고,
한 손엔 작은 가방, 다른 손엔 아이가 그린 듯한 색색의 그림엽서를 들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으며 그녀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날 이후, 자신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남편에게는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아이들에겐 감정의 결을 살피게 되었다.
나를 외롭게 둔 남편에게 화를 내기보다 한걸음 다가갔으며,
아이들의 감정에도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사소한 변화는, 어느새 삶 전체에 물들어 있었다.
불면증으로 뒤척이던 밤들 대신, 요즘은 아이보다 먼저 잠드는 날도 생겼다.
이기적이던 남편도 조금씩 가정적인 모습으로 바뀌었고,
언젠가 잊은 줄만 알았던 연애 시절의 다정함이 다시 느껴졌다.
이제는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게 되었다.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초록빛 보호막은, 분명히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요, "
그녀는 가방을 열고, 붉은 실로 묶인 작은 공책 하나를 꺼냈다.
"요즘은, 저도 글을 써요. 그날 이후로요. 말로 하지 못했던 것들을 글로 풀다 보니, 제 안에 있던 것들이 조금씩 정리되더라고요.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 한쪽을 가리켰다.
"그럼, 이제 당신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차례네요."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제가요? 위로를요?"
"네. 당신이 받은 것, 언젠가는 나눌 수 있어요. 아주 작고, 사소하게라도요. “
그 순간,
책방 창문 너머 햇살이 들어왔고,
그녀의 어깨 위로 희미하게 초록빛이 반짝였다.
"마음이 닿을 때마다, 그 빛은 조금씩 짙어질 거예요.
그리고 당신에게 위로받은 사람에게도, 그 빛은 살며시 내려앉을 거예요. “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죠?"
그녀의 상체는 나의 쪽으로 바짝 다가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그건 당신의 진심이 지켜줄 거예요. “
루크는 마치 모든 걸 이해했다는 듯 천천히 내려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엔 조용한 확신이 어른거렸다.
"마법은 아직, 당신 곁에 있어요. “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잠시,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바람 소리만 들렸다.
그 고요가, 오히려 깊은 대답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 초록빛 보호막은 사라지겠지만,
그때는 스스로 그녀 마음을 감싸고 있을 것이다.
노을이 책방 창가를 통해 그녀가 머물렀던 테이블을 비췄다.
그곳엔 그녀가 남긴 붉은 실 팔찌 하나가 놓여 있었다.
마법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그 자리에 남은 건
작은 숨결과 진심,
그리고 오래도록 이어질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