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새끼는 모두 귀하고 예쁘다

복돌이와 강아지 설 날 쑥떡

by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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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도 새끼를 낳으면 주인한테 바라는 것이 있을까. 갈 때마다 꼬리 치며 반기던 모습이 아니었다. 잔뜩 긴장하며 눈알을 굴리며 새끼를 지키고 있었다.

셋째 여동생 내외와 함께 고향 동생 집에서 연휴를 보냈다. 어젯밤부터 내린 비가 온종일 밤까지 이어졌다. 비를 뚫고 목욕탕에 갔다. 세 자매 모습이 닮았다고 했다.

목욕탕에는 아는 사람 몇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도 단박에 알아보고 말했다. 고향에 사는 유년에 냇가에서 목욕하던 깨복쟁이 친구, 일가 시누이, 이웃 사람들, 다들 만나면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부럽다고 했다. 자매들끼리 목욕 오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 앞날 정원에서 동생이 쑥을 뜯었다. 쑥 냄새가 상큼했다. 떡 방앗간에서 쑥 인절미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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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쑥 향. 기억 저편에 어머니가 웃고 있다. 해마다 설이 오면 어머니는 말려 놓은 쑥을 삶아 쑥 인절미를 하셨다. 유자나무 잎을 따서 콩가루에 섞어 콩가루를 만드셨고. 유자 향이 가득한 콩가루는 파르스름한 예쁜 빛깔이 되었다. 어머니는 시루에 불린 찹쌀을 익혀 쑥을 넣어 한소끔 김을 올렸다. 절구통에서 쳐낸 까무잡잡한 쑥떡은 유자 향 가득한 고물에 맛이 일품이었다. 유자나무가 귀했던 시절. 150여 호의 큰 동네에 유자나무가 두 그루였으니…. 어머니는 갯벌이 유자나무에 거름이 된다며 갯벌을 담아다 나무 둘레에 놓았다. 그 시절, 유자나무 한 그루는 대학 나무였다. 종일 비가 내려 우리는 야외 여행 계획이 무산되고 방에 갇혀있었다.

동생 집에 마당을 지키는 발발이 복돌이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단다. 어미 개가 흰색, 강아지들도 흰옷을 입고 태어났다.

낳은 지 열흘 된 강아지가 복스러웠다.

날마다 묶어놓고 출근했는데, 조그만 발발이 복돌이도 숫컷 친구가 있었던가. 며칠 전날 밤, 낑낑대는 강아지 소리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배가 통통해져 살이 찐 줄 알았는데 강아지가 태어났으니. 발발이 복돌이는 엄마가 되었다고 강아지를 지키며 사진 찍으려고 해도 비켜주지 않았다. 동생이 겨우 꺼내온 강아지. 강아지들도 아는 걸까? 끙끙거리며 지어미를 찾았다. 어미가 새끼를 지키려는 본능적인 모정이었다.

정육점에서 사 온 한우고기로 미역국을 끓였다. 한 사발 미역국에 밥을 말아 복돌한테 주었다. 강아지 젖먹이다 속이 비웠던지 금세 밥그릇을 비워냈다.

복돌이는 이름대로 복을 받았을까. 짐승도 제 새끼 지키려고 길양이가 가까이 오면 쫓는다고 한다. 평소에는 그런 반응하지 않았단다. 밥 달라고 주인을 쳐다보는 모습이 새끼 낳아놓고 자랑질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나도 엄마가 되었어요. 이제 엄마라고요! 우리 강아지 예쁘죠?” 묻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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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기가 가장 행복할 때

아기가 양수에서 헤엄치며 놀 때

어미의 옆구리 톡톡 차면

어미는 빙그레 아기와 소통한다

산고의 고통도 그때뿐

아기가 젖 먹던 힘에

젖 빨리는 어미는

온몸이 아기에게 빨려 들어가고

아무리 아파도

아이고~ 내 새끼, 내 새끼, 꼬옥 껴안는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새끼를 위해

하염없이 생성되는 어미의 젖가슴

하루에 몇 번을 빨려도 지치지 않는

지하에 물줄기 같은 어미의 젖무덤

쳐다보고 내려다보며 눈 이야기 나눌 때

아기와 어미는 하나가 된다

아기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미의 눈에는 아이고~ 내 새끼!

꿈속에서도 어미는 꿀단지 품에 안고

내 새끼, 내 새끼, 부르며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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