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무엇인가
호주의 코미디언 닐 코하카가 제작한 단편 영화 <Modern Educayshun>은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평등’이라는 가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 모든 것을 그 틀 안에 맞추려는 사회적 분위기를 코믹하고 날카롭게 비틀어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은 한 교실로, 여기에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진 한 남학생이 새롭게 전학 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중심 서사다. 그는 기본적인 논리와 상식에 따라 행동하지만, 교실 안의 분위기와 기준은 그와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교사가 “1+1=?”이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주인공은 당연히 “2”라고 답하지만, 그 답은 틀렸다고 평가된다. 대신 어떤 학생이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라고 답하자, 그 대답이 정답으로 인정받는다.
이어지는 “3×3=?”라는 질문에서도 수학적으로 정답을 말한 학생은 부정당하고, “남녀평등(gender equality)”이라고 외친 다른 학생의 답이 정답으로 간주된다. 과제를 평가할 때도 실제로 가장 뛰어난 분석과 자료조사를 한 학생은 낮은 점수를 받고, 성별, 성적 지향, 인종 등의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가 주어진다.
결국 거의 과제를 수행하지 않은 동양인 게이 학생이 최고의 점수를 받는 장면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지나친 보상 심리가 어떻게 공정성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풍자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서는, 주인공 여학생이 “팩트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다!”라고 외치며 교실 내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말은 교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상징하는 핵심 메시지로 작용한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교실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이러한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 남학생을 감금시켜버리는 결말로 이어진다.
심리학자 드루 웨스턴의 저서 『감성의 정치학』에는 유권자의 판단이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 담겨 있다. 나는 이러한 현실이 현대 사회에서 감성을 기반으로 한 대중 파시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폭력이나 파시즘적 사고를 누구보다 더 강하게 비난하며 군중의 충성심을 유발하는 방식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나도 잘 먹히는 전략이다. 그 이유는 상당수의 대중들이 자신들이 많이 똑똑해졌고 깨어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진한 영혼들이 고도로 간교해진 파시즘에 너무 잘 빠져들어버리고 그것이 선과 정의라고 믿어버린다.
사실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쉽다. 어떤 관념과 신념을 주장하든 간에, 우리편은 ‘선’이고 우리편이 아니면 다 ‘적’이라는 세계관은 맥락이 뒤틀려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본인이 진보주의자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이다. 간혹 내재된 폭력성을 분출하면서 '평화적 시위'라는 방식을 택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우월하게 보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간교한 정치인들의 이기적인 목적에 희생당하는 것이다.
도서 <진짜 진보 가짜 진보> 중에서
도서 링크: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