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내셔널 갤러리
한참 줄을 서야 했지만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작품들을 찾는 시간이 주어진 셈이었다.
그렇게 눈에 익혀두면 지쳐갈 때쯤 익숙한 그림을 보고 반가워하는 마음을 한 번씩 즐길 수 있다.
(사진을 못 찍었다)
강렬한 서두름을 만드는 건 놀람으로 들어 올린 두 팔
매일 무거운 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석양을 등지고 있다
석양을 보는 사람은 천을 깔고 끄트머리에 기대어 앉아 눈이 부신 듯 손가리개를 하고도 쳐다보는 사람
<Minerva as protectors of the arts and sciences>
기술과 과학인가? Art는 왜 예술이면서 기술이지?
예술, 즉 art의 어원은 라틴어 ars(아르스)이고, ‘숙련된 솜씨’를 의미한다. 기술, 즉 technology는 그리스어 techne(테크네)에서 유래했고, 인간정신의 외적인 것을 생산하기 위한 실천을 의미했다. 이는 예술과 기술이 오래전부터 구별되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하고, 예술과 기술이 단순한 지식체계가 아니라 인간이 무엇인가를 만드는 術로서 기능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 참고: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arti555&logNo=120191671887&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trackingCode=external

마녀라는 기묘한 존재를 상상하게끔 만들어내기에는 그림 한 장으로 충분하다

교황은 너무 멀어 보이지도 않아
반짝거리는 걸 쓰다듬는 아기만 보여
그림을 그림답게 만드는 것이 때론 공간일 수 있다
어떻게 걸려있고 어떤 배경색과 같이 있는지
우리도 멀리에서 보면 점일까? 다 똑같아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네
책을 받치고 있는 건 책상이 아니라 천사들
메두사를 보고 돌로 변하는 인간들
다리 아래쪽은 아직 선홍빛의 피가 돌지만 머리는 이미 차가운 돌로 변했다
생명이 끝나는 그 찰나
보이지 않는 걸 보려는 열망
무얼 기도하나요 그것조차 모르겠습니다
<Christ before high priest>
둘 사이 촛불만이 빛나고 있는데 그 촛불이 하나의 진리처럼 외롭게 타고 있는데 두 사람은 촛불 너머의 서로를 쳐다보고 있다
강렬히 응시한다
그 사이 진리가 외롭게 타고 흐른다
누구의 눈물이 세상의 아픔을 타고 흐르는가
사람이 사람을 낳듯 신이 신을 낳고
그림인데 아무 곳이나 쳐다볼 수 없다
그림 속 여인이 날 쳐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편안해 보인다
마치 초대하는 것처럼
편안함에 초대받아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음

Or want to see something that I believe is real
이 화가는 얼굴에는 관심 없고 재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음이 확실해

박물관 피로를 느껴 어지러워질 때쯤
강렬한 스케치가 보여주는 동물들의 갈기와 사람들의 팔다리 사이에 흩날리는 바람
이만 배고파서 밥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