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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성취라던데

나한테는 제일 어려운 일

by 꼬모

그래도 매일 생각한다.

상상을 하나 더한다, 두 개 세 개 계속 늘어만 간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떠올려본다. 동시에 의미 없는 일임을 안다. 어떤 예상에서도 벗어나는 일이 날 기다리고 있다.


이게 나의 놀이이다,

하나씩 시나리오를 더해가는 것이.

이리저리 굴리다가 지치면 나가떨어지는 놀이.

그러다 다음 날 다시 굴려보곤 하는, 언제 끝날지는 모르는 놀이.


어떻게 수개월을 기다린 거지,

난 이렇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데.

느리게 느리게

그렇지만 힘차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난 혼자서도 온전히 잘 살아가고 있다고 했으니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


오늘도 뛰었다.

햇빛이 날 바깥으로 불러낸 어제와 달리 빗방울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물이 고여있었지만,

비가 망설이는 사이 나는 달렸다.

날 어지럽히는 노래를 끄고 걸었다.


달리듯이 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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