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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재민 Sep 20. 2023

페미니즘이라는 늪



최인호 구의원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최인호 관악구의원이 여성안심귀갓길을 없애다시피 한 것은 맞지만, 그에게 좌표찍고 달려드는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이 합당한지는 의문이다.나는 평소 최인호 구의원의 행보를지지 하지 않았고, 더불어 그와 반대 성향을 가진 이들도지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범진보진영의 헛발질 덕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최인호 구의원의 잘못은 다들 잘 설명해주고 있으니 여기서는 범진보진영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려 한다.


 예전부터 페미니스트들은 과거의 여성차별에 대한 보상으로 여성 우대 정책을 펴야한다고 주장했다.그래서 이를 반영한 서울시가 2009년부터 ‘여행(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성전용주차공간 의무화를 실시했다.이후 여성전용주차공간은 여성우선주차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여성우선주차장은 페미니스트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은 제도이다. 하지만, 다수의 평범한 시민들은 여성우선주차장을 두고 반대했다.누리꾼들은 “여성들이 스스로 약자를 자처하는건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닌 것 같다”, “여성을 장애인으로 분류하는 듯하다”, “남성은 행복하지 않아도 되는군” ,“내가 여자라면 자존심 상하겠다” ,“자동차야 그렇다쳐도 자전거 주차도 제대로 못해서 전용이 만들어진걸까요? ”, “이정도면 배려가 아니라 무시”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의 댓글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건 아니지만, 지금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이렇듯 페미니스트들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여성우대정책은 공정성에 부합하지도 않으며,평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인식을 심어 성평등에 위해를 끼치고 있다.


내 나이 또래 남성들이 그렇듯, 그 누구보다 성평등을 존중하는 세대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20대 여성이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같은 20대남성들은 남존여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세대이고, 무한경쟁에서 여성에게 밀리는 세대이기 때문이다.(적어도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성역할 고정관념도 없는 이대남에게 성 인지 감수성이라는 어려운말을 들이밀어 그들에게 '여혐주의자'라는 누명을 씌운다면 반작용이 일게 뻔했다.


앞세대가 여성에게 갖고 있는 부채의식을 고스란히 20대 남성에게 투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특권을 누리던 시절과 다르다. 모든 비용을 더치페이하고, 결혼 이후 업주부로 살 수도 있는 이대남에게,페미니즘은 그저 '남성혐오'일 뿐이다."


굳이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꺼내지 않아도 성평등 사회를 이룰 수 있다.지난 대선의 결과는 성평등에 대한 '반동'이 아니라 페미니즘에 대한 ‘반작용’이다.우리가 아는 그 페미니즘은 그 자체로 우상이 되어 버렸다.평범한 여성이라도 페미니즘이라는 명제를 비판하면 '자칭' 페미니스트들에게 조리돌림당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편가르기 게임에서 빠져나와,진짜 타겟을 재확인해야 한다.진보를 자처한다면, 남성과 여성으로 갈려져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대중을 하나로 묶어내,자본으로 사회를 후리는 재벌, 그 재벌과 이해관계를 유착해온 세력과 싸워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사회가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서 원자재값이 폭등했다고 한다.이로 인해 노동자,서민들의 생계는 더욱 팍팍해졌지만,국내외 기업들은 폭익을 취했다.전쟁으로 희생당하는 이들은 노동자,서민인데 전쟁으로 이윤을 취하는 이들은 재벌들인 셈이다.


이런데도 범진보진영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뻔히 보이는데도 정쟁 그자체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국민들이 민주당과 정의당에게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준 것은 노동자,서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정치개혁을 완수하라는 뜻이었다.


우리는 혹여 연대하고 공생해야 될 상대와 싸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한다.이대남 백재민은 우리의 고통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지를 확실히 못박아두고 싶다.우리의 적은 우리가 아니다.아무런 힘이 없는 나는 부디 범진보진영이 페미니즘이라는 늪에 빠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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