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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재민 Sep 20. 2023

복지사각지대, 더이상은 안됩니다

2014년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그들은 질병을 앓았고 고인이 된 아버지가 5년간 암 투병으로 남긴 빚 때문에 신용불량자였습니다. 따라서 세 모녀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더 이상 희망이없다고 판단한 그들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집주인에게 유서를 남겼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유서의 내용에는 애절한 삶의 미련과 이웃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회보장 제도가 있는데, 그들은 왜 스스로 생을 마감 했을까요? 혹시 이 제도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혹자는 세 모녀가 긴급구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을 잘 몰라서 자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세 모녀는 이 제도를 알고 있었고, 이를 이용하고자 했지만, 수급조건이 까다로워서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같은 복지사각지대의 문제는 송파 세 모녀 사건 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11월,,생활고를 겪던 가족이 숨진 채 발견 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이번엔 서울 서대문구에서 모녀 지간 두 여성이 숨진 지 한참이 지나서 발견됐습니다. 복지부가 '위기 가구'로 분류했던 대상이었지만, 넉 달 동안이나 모녀를 찾아내지 못했습니다.이동통신비가 밀려,당국의 전화를 받지 못했던 것 입니다.  


송파 세 모녀, 서대문구 두 모녀와 같이 생활고로 삶을 마감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의 복지가 취약계층을 '선별'하여 '신청' 받는 조건하에 실시 되기 때문입니다.사회복지계에선 이것을 '신청주의'와 ‘선별주의’라고 말합니다.본인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더라도 동사무소에 가서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이 원칙의 큰 결함입니다.또한 신청주의,선별주의 원칙은 수급 대상자에게 많은 증명을 요구합니다.그만큼 대상자입장에선 수급을 받기가 까다로운게 사실입니다.우리의 사회복지는 이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별주의,신청주의 복지의 한계는 명확합니다.생활고로 삶을 마감하는 시민들의 희생이 증거하고 있지 않습니까.현재의 사회보장제도 체계하에서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선별복지,신청주의를 전제로 해놓고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겠다는 건,사회복지공무원을 쥐어짜내겠다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과감하게 이 선별,신청주의를 타파하고 보편복지를 정착시켜야 합니다.고 노회찬의원은 과거 공영방송 토론회를 통해서 수도,철도,전기와 같은 공공서비스를 예로 들어 보편복지를 설명했습니다.우리 주변에 있는,우리에게 공기와도 같은 공공서비스들이 '바로 보편복지'라며 말입니다.이제 시민들이 신청하지 않아도,까다로운 증명을 요구 받지 않아도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그럴려면 선별,신청주의복지 대신 보편복지의 시대를 열어 젖혀야 합니다.보편복지의 파이를 더 키웁시다. 정치권에서 이 정도는 해주어야 시민들이 생활고로 삶을 마감하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유범상,[사회복지정책론],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214p를 인용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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