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골, 사전상으로는 거꾸로 박힌 뼈. 모반을 할 골상이나 배반의 조짐이 있음을 비유하거나, 권력이나 권위를 따르지 아니하고 저항하는 기질이나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이단어가 처음 나온것은 소설[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위연의 성격을 설명하면서 이다.
대개 기성들은 이'반골'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해왔다.대다수의 기성들은 이념화된 유교문화와 군사독재시절의 병영문화하에서 살아왔기에 조직내에서 윗사람에게 복종하고,충성하는 것에 익숙하다.적어도 그들이 권위에 저항하는 법에 서툰 것은 사실이다.
세대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러한 관념은 뿌리깊이 남아있다.형태가 조금 변형되었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우리는 너무도 빨리 권력의 힘앞에 굴복하는 법을 배운다.가정에서의 어린아이가 부모의 부당함 앞에 순종하듯,학교에서의 학생이 교사와 학부모의 체계적인 억압앞에 불가항력하듯,권위조직의 상사가 내리는 명령은 무엇이든 받들어야하는 조직원 처럼,우리는 너무도 일찍 세상의 부당한 억압앞에 굴종하는 법 부터 배운다.사회적으로 그것이 올바르고,합당하다고 승인하니개인은 치욕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를 따르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혹자는 이러한 사회적현상을 마이크로 파시즘(미시 파시즘)이라 한다.국가권력을 권위적인 독재자가 장악하고,그밑으로 사회의 위계구조를 경직된 수직구조로 구조화하여,전사회적으로 상명하복의 시스템을 구축하는것이다.예컨데 군대에서의 가혹행위,학생에대한 학교의 복장 규제등등이 그러한 마이크로 파시즘의 형태인것이다.
그러한 문화가 뿌리내린 한국사회에서 뚫고 나오려는 듯이, 뾰족히 튀어나온 '송곳'같은 이들이 있다.기관안에서의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관행을 거역하고,교사의 미묘한 언어폭력에 문제를 제기하고,상사의 부당한 대우에 분개하는 사원처럼 그들이 바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부정의에 맞서려는 '송곳'같은'반골'들이다.
학창시절의 내가 그랬다.학생을 전봇대 밑의 쓰레기대하듯 막대하는 교사에게 반발하고,책임은 져버린채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부친에게 쓴소리를 하는 나는 반골이었다.사회운동에 뛰어든 대부분의 이들 역시 그러했다.엄혹한 독재정권을 향해 민주주의를 외치고,노동해방을 외치던 그들은 반골이었다.지금 이순간에도 세상의 부당한 억압에 길들여지고 있을 새로운 세대와,그것에 찌들어 삶이 팍팍한 모든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억압앞에 송곳 같은 반골이 되라"고.
세상모든 '반골'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그대가 잘못한게 아니라 세상이 틀렸다.그대로 곧게 거슬러라,그대는 옳다."라고.
오늘도 세상모든 반골들이 승리하는 그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