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된다는 건

독신자가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가는 법

by 백재민 작가

[반골의 유산] 브런치북 연재를 얼렁뚱땅 완결하고 난 뒤에 올린 글이 만족스럽지 못하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좌파사상사라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다보니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이후의 후속작은 내공이 좀 더 갖춰질 때 공개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스트레스와 더불어 좋지 않은 일이 중첩되어 글쓰기에 중심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양해해주시며 꾸준한 일독과 함께 라이킷을 달아주신 분들을 생각하면 힘이납니다.


대문에 걸어둔 사진은 포항시의회에서 열린 노인&장애인 복지정책전략 세미나의 진행을 맡는 모습입니다. 지역의 노인일자리사업이 공익형(단순봉사형)에 치중되어 있다는 전문가분들의 지적과 더불어 어르신들의 전문성과 지혜를 살릴 수 있는 일자리창출에 전력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 다수였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분야의 종사자 중 일부가 사회적기업의 직원으로 격하되어 사회복지사 처우에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당연 저는 사회를 보는 입장인지라 의견을 낼수는 없었습니다. 조용히 경청했죠. 사회복지현장에서 굴러먹었던 경험이라곤 실습이 다였기에 지역의 정치권과 사회복지계가 어떤 논의를 이어가는지 궁금했습니다. 또한 정의당시절 함께 협력하던, 위덕대 총학생회 출신의 시의원(이다영 시의원)쪽의 제안이었기에 반가웠습니다. 거절하기 어려웠기도 하구요. 국민의 힘 소속의 시의원이시지만 말입니다(머쓱)...


저는 요즘 정의당이 가지고 있는 기존노선에 반대하던 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께서 창당하신 사회민주당에서 말입니다. "국민의 힘에 들어간 거 아녀? 위선자라고 고백하더니! 진짜 위선적이네!"하고 지적하실 분들이 있어왔기에 자세를 낮춰 명확히 해둡니다. 세미나에서의 진행은 당적과는 관계없는 참여입니다.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하하;;


세미나 진행영상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hare/v/1DBS3XHr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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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해는 부자되세요!"


요즘은 뜸하지만 언젠가 이런 새해인사가 흔했다. 나는 이 인사를 들을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동시에 그 말 속에 담긴 의미가 내심 마음에 걸린다. 마치 부자가 되는 것이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처럼, 그리고 부자가 되는 것이 곧 행복의 정석이고 성공인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신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성경이 부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했다. 마가복음 10장 21절을 보면, 예수는 부자 청년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 그 청년은 슬픈 기색을 띠며 돌아갔다.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나도 돈이 있어야 밥을 먹고산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 한편에 월세 걱정없이 살고 싶고,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고 싶고, 하고 싶은 일 하며 살고 싶다. 그게 죄는 아니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서 부자가 된다는 건 뭘까. 두 가지 경로가 있다. 하나는 노동이다. 성실하게 일하고, 자신 직업에서의 능력을 키우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 다른 하나는 자산이다. 주식, 부동산, 금융상품을 통해 돈이 돈을 벌 수 있는 인맥과 지위에 올라가는 방법이다.


마음에 썩 내키지 않는 건 후자다. 오늘날 부의 대부분은 노동이 아니라 자산에서 나온다. 2024년 기준 한국 상위 1%의 소득 중 70% 이상이 자산소득이다. 월급으로 부자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강남아파트 한 채가 10년간 쌓아올린 수익이 대기업 직장인이 일해서 벌어들인 평생 저축액보다 크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r > g".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보다 높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일해서 버는 돈보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해 이것이 후기자본주의의 특성임을 증명했다.


성경은 이 같은 현상을 보고 뭐라 말하고 있을까. 구약성경 레위기 25장은 희년제도를 규정한다. 50년마다 모든 빚을 탕감하고, 땅을 원주인에게 돌려주라는 명령이다. 왜? 부가 무한정 축적되면 소수에게 집중되고, 다수는 그 소수에게 종속 되기 때문이다. 땅과 물질은 하나님의 것이며, 인간은 관리자일 뿐이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흔히 듣는 반론이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노동의 가치를 격하시키는 거 알겠어. 그럼 다 같이 가난해지자는 거야?"


먼저 분명히 하자. 다 같이 가난해지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모두가 고르게 잘살기를 바란다. 그 '고르게'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냐는 말을 꺼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주의자 내지는 공산주의자 소리듣는게 우리사회 분위기이지 않나. 일부 목사의 일탈만을 보고 기독교를 '개독교'로 돌려까는 사람이야 그렇다치지만 교회열심히 다니며 예수정신을 본인의 삶의 전부로 둔 성도이신분들이 공산주의자, 이상주의자라는 비아냥을 즐겨한다. 뭔가 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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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출신 글쟁이. 넓은 스펙트럼을 지향하는 이단아. 평론과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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