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가족과의 다툼, 그리고 나 자신과의 싸움

by 캐타비

어제, 가족들과 다퉜다. 그 원인은 바로 나였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그림과 이모티콘을 하겠다고 나선 내 모습이, 가족들의 눈에는 한심하게 보였던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의 시선이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예술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나의 욕심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그저 답답함만 쌓여가는 기분이었다.

우리 가족 중에서 예체능을 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공감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들은 묵묵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얘는 뭘 한다고 하긴 하는데… 대체 언제쯤 결과가 나올까?" 그들의 시선이 묵직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우리는 기다림이라는 명목으로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굳게 믿고 "그래, 이게 내 길이야! 무조건 가야 해!"라고 외치며 나아갔다면 괜찮았을까? 하지만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나는 발끝으로 위태롭게 서 있는 기분이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한 걸음을 내딛기가 두려웠다. 그 두려움은 점점 커져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과연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했던 걸까?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내 욕심만으로 여기까지 온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과 다툰 이후,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 그냥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멍하니 앉아 있을 뿐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예술을 향한 열정이 한순간의 감정적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나의 길인지 다시금 고민해야 한다. 할 줄 아는 것은 이것뿐인데, 아직 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포기한다고 해서 더 나은 길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는 나의 길을 찾을 것이다. 가족들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내 속에서 타오르는 작은 불꽃을 다시 키워야 한다. 오늘은 잠시 멈춰도 좋다. 하지만 결코 이 자리에서 영원히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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