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나는 나의 길

다시, 열정을 불태우다

by 캐타비

30대 초반, 나는 디지털 아트라는 세계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설렘과 기대가 가득했다. 손끝에서 퍼져 나가는 색감과 화면 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 마치 마법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고, 녹록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렸고,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더욱 나를 옥죄었다.


무언가를 대단하게 이룬 것 없이 살아온 나에게 현실의 벽은 점점 더 높아졌다. 불안은 깊어졌고, 매일이 두려웠다. 그림을 그리는 손이 점점 느려지고, 나의 꿈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졌다. 정말로, 이 길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그러나 붓을 놓는 순간에도, 내 안에는 아직도 그림을 향한 간절함이 남아 있었다. 색을 칠하며 느꼈던 설렘, 내가 만든 세계 속에서 길을 잃고 몰입했던 순간들, 그리고 그림이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나 자신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음을 깨닫는 과정. 그것들은 나의 일부였고, 결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결국,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내 안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다시금 나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비록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가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내가 남길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기에, 다시 한 번 시작해 보려 한다.


지금의 나는 마치 꺼져가는 불꽃 같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고 싶다.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마지막 순간, 소피가 하울의 심장을 다시 되돌려준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내 안의 불꽃을 되살릴 수 있을 거라고. 누군가 강렬하게 내게 "넌 된다"라고 말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두려움보다 희망을 품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나아가려 한다. 나의 그림이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디지털 캔버스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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