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세상을 덮어주는 하얀 이불

부족함을 덮고 새로운 나를 준비하다

by 캐타비

오늘은 눈이 펑펑 내렸다. 바깥세상이 온통 하얗게 덮이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보고 있자니, 문득 어디서 이런 글을 봤던 기억이 났다.
‘눈은 지저분한 것들을 덮어주는 하나의 이불이야.’

어지럽게 흩어진 낙엽과, 어딘가 칙칙해 보이던 거리의 모습도 눈이 쌓이니 마치 깨끗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순백의 이불이 덮인 듯, 어제와는 다른 차분함이 내 마음에도 스며들었다.

나는 종종 나를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성과를 보면서도, 나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한 생각에 마음이 시끄러워질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 하얀 눈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덮어지면, 그 아래서 새로운 나로 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내게 필요한 건 어쩌면 이 순백의 눈 같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덮이고, 쉬고, 그 아래에서 천천히 나를 다시 채우는 시간. 그렇게 준비가 끝나면 눈 아래 숨어 있던 내 모습이 천천히 드러날 것이다.

지금은 여전히 내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시간들이지만, 눈처럼 나의 부족함을 덮어줄 무언가가 내 안에 쌓여가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아래에서 더 단단한 모습으로 일어설 날이 올 것이다.

눈이 오던 오늘, 나는 다시 나를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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