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씹어지는 날

내가 아니었더라면

by 캐타비

오늘 우연히 하나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묻어두기엔 자꾸만 곱씹어지고, 혼자만 간직하기엔 너무 쓸쓸해서 이곳에 남겨본다.

세상에는 많은 자식들이 있다.


부모님께 걱정 끼치지 않도록 알아서 살아가는 자식들..
넉넉한 용돈을 드리거나 여행을 보내드리는 자식들..
혹은 적어도 부모님이 자식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살아가는 그런 자식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낳으셨다는 이유로, 그런 평범한 기쁨조차 누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차라리 정자였을 때, 내가 1등으로 난자의 벽만 뚫고 2등이 난자로 들어가도록 내 일을 끝마쳤다면 어땠을까....
난자의 벽을 뚫지 못하고, 첫 레이싱에서 탈락했더라면.....
그랬다면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가 태어나, 지금의 나 대신 부모님께 더 나은 삶을 드릴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하염없이 마음속을 맴도는 날이다.

머리는 그리 좋지 않고, 가진 재능은 어정쩡하며, 강인하지도 않고, 밝지도 못한 나.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까지도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처럼만 보이는 것 같다.

그 시선 속에 서 있는 것이, 오늘은 유독 힘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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