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빅 포레스트 아내 Jul 23. 2023

산골 식품저장고 토굴 만들기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산골자유인. 토굴 만들기 생생한 과정

세상에나! 토굴을 만들었다.

남편이 산골 땅 첫 구조물로 티브이에서나 보던 토굴을 만들었다.

내 두 눈으로 생생히 토굴을 보았다.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핸드메이드 수작업 토굴을 남편덕분에 보았다.


얼마 전 우리 부부는 5도 2촌 거대한 시작을 알리는 산골땅을 떨리는 마음으로 매입했다

남편은 중고 굴삭기에 올라타 한겨울의 차디찬, 한여름의 타 들어가는 온갖 산골바람을 맞으며 땅 정리작업을 시작했다.


풀이 깨끗하게 베어진 허허벌판 땅을 보며 남편이 토굴을 만들겠다고 야심 차게 말했다.

남편은 산골 작업에 있어서 모든 일이 야심차다.

"웬 토굴? 무슨 토굴? 호랑이와 웅녀가 살았던 그 동굴 만들겠다고?"

나는 토굴과 동굴을 혼돈해 황당한 마음으로 무식하게 되물었다.


아... 내가 몰랐었구나!

토굴은 동굴과 다르다.

토굴은 산골이나 시골에서 음식 저장창고로 많이 사용하는 냉장고로 보면 된다.

하지만 시골에도 냉장고가 있는데 굳이 토굴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토굴은 식품 저장고인 냉장고이지만 또한 남자들의 로망이 포함된 남자들의 동굴이다.

남편은 원시 남자의 잠들어 있던 본능이 되살아나 자신만의 동굴 만들기 작업을 하고 싶었나 보다.

남편은 도시집에서는 항상 거실에 거주하는 동굴 본능이 없어 보이는 도시남이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본능이 살아 움직이는 원시인의 강철체력과 자신을 지키는 보호본능이 꿈틀 되는 동굴남이었다.


야심 찬 꿈의 시작으로 남편의 로망, 동굴이 아닌 토굴 짓기가 진행되었다.

남편은 토굴위치를 생애 첫 집을 매수할 때처럼 신중하게 고민했다.

토굴은 남편의 사랑으로 땅의 한구석에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아담하게 자리 잡은 토굴 모습
굴삭기로 날라지는 돌과 갖추어지는 토굴 형태
토굴 내부 시멘트 미장
짜잔~ 토굴이 보이시나요?


토굴은 나중에 직접 농사한 농작물이 수확되면, 농작물로 만든 장아찌, 담금주 등을 보관할 거다.

처음에 토굴 지을 때 우리 가족들 먹을 음식만 보관할 생각으로 크기를 아담하게 작게 했다.

토굴을 다 짓고 나니 음식 보관할 선반 등 선반 용기도 넣어야 하고, 생각보다 농작물 수확이 많을 것 같아 조금 크게 짓는 게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하는 산골생활이고 처음 만드는 구조물들이 많다.

많은 고민을 해서 만들고 시작하지만, 완성이 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은 긍정의 마음이 중요하다!

토굴을 시작으로 산골에 하나씩 하나씩 남편 꿈의 왕국 건설을 위한 공간이 창조된다.

특히 토굴은 허허벌판 땅 위에 비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토굴은 오랫동안 저장창고가 아닌 비를 가릴 수 있는 공간으로 남편이 많이 사용했다.

이렇게 제로에서 산골정원으로 꿈의 공간이 완성될 때까지, 남편 피땀으로 산골 창조물이 만들어진다.


우리 집에서 산골 빌런이라 불리는 남편은 우리 도시집에 동굴을 만들지 않고 산골에 동굴을 만들었다.

장하고 장한 남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산골정원 굴삭기로 땅 정리 시작 개고생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