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소재로 한 과학에세이
과학자 에드윈 허블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허블 우주 망원경’은 아는 그런 시대가 있었다. 대기권의 간섭을 받지 않는 허블 망원경이 지구로 보내는 사진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2.4m 구경으로 빛 한점 없을 것 같은 우주 깊은 곳을 진중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수많은 사진들이 우리 마음속 우주를 다채롭게 수놓았다. 허블 망원경이 촬영한 최고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컴퓨터 그래픽 사진보다 더 가짜 같은 우주의 모습에 우주의 신비로움보다 허블 망원경의 위대함에 마음이 움직이곤 했다. 이제 어느덧 시간이 흘러 허블 망원경으로 만족하기 어렵게 천문학이 발전하였고 허블 우주망원경의 성능을 보완할 차세대 후계 망원경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NASA에서는 허블 망원경보다 더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허블 망원경의 후발 주자로 언급되며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과 자주 비교되었다. 직관적인 차이점은 구경의 크기이다. 구경은 망원경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자 역량이다. 빛을 모아 천체를 관측하는 망원경에 가장 필요한 것은 큰 구경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6.5m의 구경으로 더 깊은 우주, 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하고 기존 허블 망원경과 다르게 가시광선보다는 적외선 영역을 주된 관측 영역으로 설정하였다.
가시광선은 인간이 시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빛의 파장 영역으로 가시광선 이외의 적외선, 자외선, 전파 등은 인간의 시각으로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파장의 측정 기구가 꼭 필요하다. 그럼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가시광선보다 왜 적외선 영역이 필요한 걸까? 먼 거리에 위치한 천체에서 출발한 빛은 수많은 먼지 구름과 가스를 통과하여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가시광선은 이런 먼지나 가스 물질을 통과하지 못하지만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더 긴 적외선은 먼지나 가스 물질을 뚫고 지구까지 도착한다. 인간이 적외선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시각으로 감지되지 못할 뿐 아주 미약한 적외선이 지구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이 적외선을 관측하기 위해 최적화된 망원경이다.
그럼 제임스 웹 망원경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허블 망원경은 우주 망원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생각보다 낮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약 540km 높이에 있는데 이는 대기권을 벗어난 높이가 아니다. 열권의 높이가 약 690km이므로. 하지만 이 정도 높이에서는 대기의 양도 급격하게 줄어들어 외관상 우주처럼 느껴지기는 한다. 이에 비해 제임스 웹 망원경은 1,500,000km 높이에 위치한다. 이 높이는 지구와 가장 멀어졌을 때 높이다. 이렇게 높은 곳에 위치한 이유는 이곳이 천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되어 실직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평형점이 존재하게 되는데 총 5곳이 있고, 이곳을 라그랑주점이라고 한다. L1은 태양과 지구 사이, L2는 지구에서 봤을 때 태양을 등지는 방향, L3는 지구 공전 궤도에서 지구 위치의 정반대 쪽, L4, L5는 태양과 지구를 한 변으로 정삼각형을 각각 2개 그렸을 때 지구 공전궤도와 만나는 점 2개이다. 이 중 제임스 웹 망원경은 L2에 위치하며 이 지점은 항상 지구의 그늘에 위치하게 때문에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구와 L2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 인간이 접근 불가능하다. 허블 망원경이 다섯 번의 수리를 거쳐 오랜 시간 활동한 것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은 아주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ASA에서는 실수를 최소화, 아니 실수를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발사 일정을 늦추고 늦추어 완벽한 프로젝트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천문학 역사에 어떤 기록을 남길 지, 그 기록이 몇 문장의 첨언이 될지, 아니면 코페르니쿠스처럼 천문학에 반향을 일으킬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모두 긴장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무한의 크기라고 상상했던 우주에 끝이 있었고, 변화 없이 항상 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거라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었다. 우리의 막연한 상상 속의 우주는 이제 조금씩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모든 성취는 인간의, 인류의 호기심과 탐구력 덕분일 것이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프로젝트를 상상하고 기획하는 인류에게 우주는 더 섬세해지고 더 화려해질 것이다.